팔도도시락, 칸쵸타드, 꿀꽈배기 막걸리, 짜파게티 잡채밥. 최근 편의점 업계가 국내 주요 식품기업과 손잡고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미 오래전 자리를 잡은 스테디셀러 제품을 살짝 바꿔 이색 제품으로 고객 호기심을 자극하고 매출도 높이겠다는 취지다. 차별화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편의점과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해야 하는 식품기업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GS25는 종합식품기업 팔도와 손잡고 간편식 3종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팔도 삼겹구이 한판 도시락 △팔도 우삼겹주먹밥 △팔도 비빔국수&왕교자 등이다. 제품 모두 비빔면 시장 점유율 1위 팔도비빔면의 액상수프를 소스로 만든 팔도비빔장을 활용했다. 가령 우삼겹주먹밥은 팔도비빔장으로 비빈 밥에 우삼겹을 토핑으로 넣은 제품이다. GS25 관계자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입소문 탄 꿀조합 레시피에 착안해 신제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GS25가 식품기업과 협업해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8월에는 캔 참치 업계 1위 동원그룹과 함께 '동원맛참정찬도시락'을 내놓았다. 협업 종류도 다양하다. 5월에는 롯데웰푸드의 대표 과자 칸쵸를 재해석한 ‘칸쵸타드(칸쵸+카스타드)’를 출시했다. 또 맥스봉 소시지빵, 스팸마요 브레드 등 CJ제일제당 인기 브랜드를 활용한 빵을 내놓기도 했다. 대다수 콜라보 제품들은 출시 수일 만에 각 카테고리 매출 상위권에 올라갈 정도로 인기였다고 한다.
사실 협업 대박의 원조는 CU다. 3월 농심과 손잡고 짜파게티 소스를 활용한 간편식 6종을 출시해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기록했다. 성과에 크게 고무된 CU는 6월 농심과 추가 협업을 진행해 비빔면 브랜드 '배홍동' 간편식 6종과 꿀꽈배기막걸리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 9월 오뚜기 열라면에 자체브랜드(PB) 컵라면 대파라면을 합쳐 개발한 '대파열라면'으로 재미를 본 세븐일레븐은 올해 4월 '열파닭볶음면(열라면+파닭)'을 추가로 내놓기도 했다.
편의점과 식품기업 간 이색 협업은 서로의 이해 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먼저 식품기업은 5만여 곳의 편의점 유통망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통업별 매출 비중에서 편의점은 16.0%로 오프라인 업체 중 백화점(16.6%)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21년 대형마트를 제친 데 이어 백화점마저 바싹 뒤쫓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 게다가 편의점은 1020대가 즐겨 찾는 공간이다. 식품기업이 자사 스테디셀러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젊은 층과의 접점을 넓히기에도 최적의 공간인 셈이다.
반대로 편의점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제품을 재해석한 이색 신제품을 단독으로 선보이면서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맛과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식품기업과의 콜라보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전략적 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