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10개월 만에 소폭 상승했다.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주요 은행이 잇달아 금리를 인상하자 시장금리 내림세에 역행하는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은행은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내고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가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한 연 4.0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월 4.26% 이후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한은은 "은행채 5년물 등 주요 지표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 가산금리 인상 등으로 주담대 금리가 상승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채 5년물 평균 금리는 7월보다 0.14%포인트 내린 연 3.22%였다.
8월 주담대 가중평균금리는 전월보다 0.01%포인트 오른 연 3.51%로 나타났다. 다만, 고정형과 변동형 간 추세 차이가 있었다. 주담대 고정형은 0.01%포인트 상승(연 3.49%)한 반면, 변동형은 0.08%포인트 하락(연 4.04%)했다.
김민수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앞서 은행권이 가계부채 질적 개선(고정금리 비중 확대)을 위해 고정형 가산금리를 내렸기에, 이번에 고정형에 집중해 가산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변동형 하락은 지표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라고 부연했다.
전세대출 금리도 9개월 만에 0.04%포인트 상승(연 3.82%)했으나,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5.65%(0.13%포인트 하락)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고신용자의 대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8월은 휴가 등으로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시기"라며 주담대 규제 풍선효과로 고신용 신용대출이 늘어났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변동금리인 중도금 대출 비중이 늘면서 7월 72.5%에서 68%로 낮아졌다. 3개월 만의 비중 축소다.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도 96.4%에서 96.1%로 하락했다. 정기예금 등 저축성 수신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0.06%포인트 내린 연 3.35%로 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