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총선 당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조사받기 위해 27일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총선 전 민생토론회를 연) 윤 대통령도 조사하라"고 주장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한 최 목사를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오전 10시쯤 경찰청에 변호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최 목사는 “본인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는데, 지난 총선 때 27회나 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 선거 중립성을 어긴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고발이 접수됐음에도, 이첩만 반복할 뿐 수사 진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총선 때 민주당 후보의 유세차량에 올라가 단 몇 분 지원 유세한 본인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고발해 수사하고 있다”며 “이는 법 형평성이 어긋나기 때문에 대통령이 공직선거법을 어긴 것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최 목사에 대해 기소를 권고한 것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제가 기소된다면 대통령도 배우자가 뇌물성 선물을 받은 걸 인지한 후 사정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입건된 최 목사는 2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미국 국적자 신분임에도 올해 4월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 여주·양평 지역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최재관 지역위원장의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24일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받으려 출석하면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이 의원이 저를 ‘디올백’ 사건과는 무관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엮은 것은 상당히 큰 실수”라고 주장하고 앞서 3월에는 여주시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김 여사를 언급하며 이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포함돼 있다.
경찰은 최 목사와 함께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 최 지역위원장, 여현정·최영보 양평군의원 등 10명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