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배우자가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고 했던 발언과 관련해 "제가 이렇게 했으면 아마 (성경을) 외우냐, 못 외우냐로 징역 5년쯤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 받은 이후 처음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이 대표 발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나왔다. 이 대표보다 먼저 발언에 나선 전현희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 무속 논란에 휩싸이자 '배우자가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절대 못 외운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김건희 여사가 39권 929장 2만3,145절로 구성된 방대한 양의 구약성경을 외우는 신공에 대해 지금 당장 선거법 위반 수사에 착수해 검증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 발언은 인식에 관한 것이자 종교와 신앙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니다. 웃어 넘기는 게 맞다"라고 전 최고위원 발언을 이어 받았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불공평하게 적용하는 게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 발언을 들은 박찬대 원내대표도 "성경 로마서에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더 넘친다'는 구절이 있다"며 "손바닥의 '왕'자를 감추기 위해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고 거짓말한 것은 너무 과장된 말씀이다. 성경을 인용한 거짓말에는 은혜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이 대표는 이후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경제전망 등 다른 현안에 대한 발언을 이어간 뒤 "갑자기 답답해서 다시 성경 얘기를 한번 하고 회의를 마치도록 하겠다. 저도 사실은 천주교인데 (성경이) 잘 안 외워진다"고 뒤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