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27일 만나기로… 그와 의견은 달라"

입력
2024.09.27 08:41
"내 종전 구상, 항복 아냐… 생명 구하는 것"
해리스는 "영토 포기 강요해" 트럼프 저격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면담을 요청했고, 난 내일(27일) 아침 9시 45분쯤 트럼프타워에서 그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그(젤렌스키)와 생각이 다르다"며 "난 내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매우 빠르게 합의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남에서 미국의 지속적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론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리 부정적 입장을 밝힌 셈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선거 유세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에 점령당한 자국 영토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우리는 한 사람(젤렌스키)에게 수십억 달러를 퍼 주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독설을 쏟아낸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잡지 뉴요커 인터뷰에서 트럼프 캠프 측 '점령 영토 포기' 주장을 가리켜 "너무 급진적인 희생 요구"라고 말한 데 발끈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은 해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복된 면담 요청에 결국 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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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92617000000537)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의 종전 구상이 우크라이나의 항복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 항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내 전략은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내 싸움이 아니지만 인류를 구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있어 미국이 너무 많은 부담을 진다고 불평해온 그는 이날도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것 중에 하나는 유럽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내는 돈의 작은 일부분만 낸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영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있다"며 "이런 제안은 푸틴의 제안과 동일하고, 평화를 위한 제안이 아니며 위험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항복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