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보호 3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근로기준법 개정안), '임금체불 방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 '폭염노동 예방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 민생과 직결된 노동 관련 법안들이 26일 대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모성보호 3법은 자녀당 육아휴직 기간을 부부 합산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부모 가정이나 중증 장애아동의 부모는 육아휴직을 1년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 사용 기간 분할도 2회에서 3회로 늘려 육아휴직을 최대 4회로 나눠 쓸 수 있게 됐다. 근로시간 단축 대상 자녀 연령은 8세에서 12세로 연장됐고 난임치료 휴가 기간은 3일에서 6일로 늘어났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고의·상습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는 사업주에게 체불액의 최대 3배를 물어내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했다. 상습체불은 1년간 3개월분 이상 또는 5회 이상 임금을 체불했고 체불액이 총 3,000만 원 이상인 경우로 규정됐다. 임금체불은 피해 노동자가 원하지 않으면 사업주를 형사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인데, 이번 개정안에는 상습체불자 명단에 오른 사업주는 이런 반의사불벌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은 기후변화로 잦아지고 있는 폭염·한파로부터 근로자를 지키기 위한 조치다. 사업주는 폭염·한파에 노출되는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총 115명의 재해자가 발생했고 그중 12명이 사망했다.
매년 4월 28일을 법정기념일인 '산업재해노동자의 날'로 지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도 처리됐다. 노동계는 산재 희생자를 기릴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통해 "산재노동자의 날 지정을 계기로 산재노동자 권익 향상과 지원 방안 수립, 산재예방 교육 강화 등 구체적 실행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재의결 안건은 출석 인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이날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헌법과 민법의 기본 원칙에 배치되고 산업현장 갈등을 초래한다"며 재의요구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은 재차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협력업체 노조가 직접 원청업체와 근로조건 등을 교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노동자 범위를 확대해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직이 직접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노조할 권리' 확대를 위해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