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IP)TV 'B tv'에 이용자가 음성으로 물어보면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이 대화하듯 답변해 준다. 신형 B tv 셋톱박스에는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이용자의 동작을 인식하는 카메라가 탑재돼 게임과 홈피트니스 등 부가 콘텐츠도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는 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 tv 에이닷 서비스'와 'AI 4 비전' 셋톱박스를 공개했다. 최신 B tv에는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을 둔 에이닷의 IPTV용 특화판을 담아 음성으로 명령하면 AI가 자연스럽게 응답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소개했다.
기존에도 B tv에는 '누구'라는 이름의 음성 인식 검색 기능이 있었지만 키워드만 추출해 검색하고 검색이 단발로 끝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와 달리 에이닷은 여러 차례의 대화를 통해 검색 결과를 심화하는 '주고받기'가 된다. 작품의 출연진과 내용 정보, 다른 시청자들의 작품에 대한 반응도 물어볼 수 있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사업부장은 "AI 검색은 다른 IPTV에서도 제공하고 있지만 B tv는 LLM을 통해 여러 번에 걸쳐 검색이 가능한 게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이날 SK브로드밴드가 함께 공개한 셋톱박스 AI 4 비전은 리모컨 없이도 셋톱박스 자체로 음성 인식이 가능한 기능과, 이용자의 동작을 인식하는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품었다. B tv는 셋톱박스 카메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모션 캡처 전문 게임사 '넥스'가 만든 게임과 홈트레이닝 프로그램 '핏데이'의 동작 인식판 등을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IPTV 운영사는 최근 앞다퉈 AI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U+tv'에 IPTV 특화 AI를 도입해 작품 추천 이유를 알려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포함했다. 올해 말에는 SK브로드밴드처럼 생성형 AI '익시젠'을 활용한 챗봇 검색 기능을 내놓을 예정이다. KT의 '지니TV'는 하반기 중 특정 인물이나 이벤트만 따로 뽑아 보여주는 'AI 골라보기'를 도입한다.
IPTV의 AI 기반 서비스는 획기적이진 않지만 조금씩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담당은 "B tv로 제공하는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는 전체의 33% 정도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이용자 개인의 TV 밖 관심사를 B tv 내 서비스와 연계하는 '초개인화'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