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도 노래하고 꾀꼬리도 노래하지요. 매미도 노래를 해요. 하지만 거북이는 노래를 못해요!"
한때 세계적인 성악가였던 수탉 카실도. 거북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일자리를 제안받고 화를 낸다. 그러나 6개월이나 월세가 밀린 처지. 어쩔 수 없이 거북이 다섯 마리로 구성된 합창단을 석달 동안 가르치게 된다. 동화 ‘자신만만 음치 거북이들’은 이 여정을 따라간다.
꾀꼬리가 3년 연속 우승한 합창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는 게 합창단의 목표. 하지만 카실도는 이들이 "양말만큼이나 음악적 재능이 없다"며 절망한다. 한 거북이의 노래에선 "귓속에 포크를 집어넣고 힘껏 돌린 것 같은 아픔"이 전해졌고, 다른 거북이의 노래는 "배탈 난 고양이의 울부짖음"에 가까웠다. 우는 소리를 내거나 고함을 치고 어떤 때는 마취 없이 수술받는 것처럼 소리를 지르는 이 합창단은 그러나 웃으며 카실도에게 묻는다. "저희 많이 좋아졌죠?"
카실도는 거북이들의 낙천적인 태도와 깜짝 생일파티, 병문안 같은 다정함이 버겁기만 하다. 결국 모진 말을 쏟아내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만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우연히 만난 거북이들은 그를 웃으며 대했다. “화를 내서 뭐 하게요? 오래전 일 때문에 평생을 세상에 화풀이하며 살아가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되물으면서. 카실도에게도 상처가 있었다. 오래전 무대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노래를 중단한 이후 과거에 갇혀 살고 있었다.
합창대회는 어떻게 됐을까. 득음한 거북이들이 1등을 거머쥐는 기적 같은 건 없다. 책의 스페인어 원제 ‘SE TORTUGA(거북이가 되어라)’를 깨달은 자에게 우승이 돌아간다. 이 책은 지난해 스페인어 문학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2023년 에데베 어린이 문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