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기재된 홍보물을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으나 낮은 순위를 마치 높은 순위처럼 보이게 하는 그래프를 그려놓아 이를 본 사용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통계청은 '단순한 실수'였다면서 곧바로 고치겠다고 해명했다. 해당 게시물은 게재 하루가 지난 25일 오후에 수정됐다.
통계청은 24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통통한 지구 : 세계 속의 한국 국가경쟁력 순위'라는 제목의 홍보용 차트 이미지를 게재했다. 통계청은 "다른 나라의 경쟁력 순위와 우리나라의 순위는 어떻게 되는지 카드뉴스를 통해 만나보세요"라고 적으며 총 4장으로 된 이미지 묶음을 올렸다.
논란이 된 것은 세 번째 이미지인 '대한민국 국가경쟁력 순위 추이(2019~2023)'였다. 막대그래프로 구성된 해당 이미지엔 2019년과 2023년 순위인 '28위'를 표기한 막대가 2020, 2021년의 23위보다 더 높게 그려졌다. 2022년 27위를 기재해 놓은 막대그래프 역시 2023년 순위인 28위보다 낮게 보이도록 작성했다. 연도별 순위와 막대그래프의 높이가 정반대로 표기된 차트였던 셈이다.
해당 이미지는 통계청 페이스북 계정을 방문한 사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사용자들은 "어떻게 순위가 더 낮아지는데 높게 그리는 막대그래프가 다 있나. 통계청은 이러고 월급 받고 있나", "솔직히 이거 만든 사람이나 게재 승인한 사람들 혼나야 한다. 아예 나라 망하면 최고로 높아져서 좋은 나라 되겠다", 의도를 가지고 시각화한 것인가" 등 날 선 반응을 쏟아냈다. 명백히 오류가 있는 해당 게시물은 하룻동안 21회가 공유되면서 일부 사용자들에게 퍼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직후 이 게시물을 수정했다는 입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5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단순 실수였다. 해당 그래픽은 외주를 맡겨 제작했는데, 외주 제작사가 보내온 결과물을 자세히 확인하지 못하고 업로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미지에 쓰인 숫자만 보고 그래프가 이렇게 됐다는 점을 간과했다. 우리도 결과물을 보고 당황스러워서 곧바로 수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왜 바로 삭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곧바로 내릴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 싶어서 수정본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우선 (잘못된 그래프에 대한) 질책은 받고, (페이스북 계정의) 답글에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넣어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5일 오후 현재 문제가 된 막대그래프 이미지는 '28위'그래프가 23, 27위보다 낮게 수정돼 다시 올라와 있었다.
한편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 28위였고 올해는 20위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지난 6월 해당 사실을 알리며 "역대 최고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기록했다"고 홍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