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 나선 지 42일 만에 380만 명 이상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말 중도 사퇴 전까지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해리스 부통령은 '젊은 기부자'의 비중이 크고, 승패 키를 쥔 경합주에서도 더 많은 기부자를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지금까지 해리스 부통령에게 기부한 380만여 명의 면면을 '바이든 기부자'와 비교 분석해 보도했다. 여론조사상 해리스 부통령은 젊은 층과 여성, 유색인종 유권자로부터 특히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기부자들에게서도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우선 해리스 기부자들의 나이 중간값은 58세로, 바이든 기부자 나이 중간값(67세)보다 아홉 살 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리스 기부자 가운데 45세 미만은 27%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45세 미만 기부자가 11%에 불과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전체 기부자 중 45세 미만 여성 비율은 16%로, 바이든 대통령(5%)의 3배를 웃돌았다.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여성 기부자 비중이 전체의 약 61%인 것을 감안하면,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적으로 좀 더 젊은 여성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역별로도 해리스 부통령은 델라웨어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많은 기부자를 확보했다. 특히 경합주에서 비(非)민주당원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네바다주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비민주당 기부자 비율이 15%였으나, 해리스 부통령은 20%였다. 애리조나주에서도 각각 18%, 22%로 집계됐다. WP는 "기부자 전체를 봐도 해리스 기부자 중 10%는 어느 정당에도 속해 있지 않았고, 공화당원은 3%였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7월 21일 대선 후보직 사퇴 전까지 모은 올해 기부자(180만 명)만큼의 인원을 '민주당 후보' 배턴을 넘겨받은 지 단 9일 만에 확보했던 해리스 부통령의 기세가 계속 이어진 셈이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모금액 규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여전히 압도하고 있다. 이날 미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는 지난달에만 1억8,960만 달러(약 2,530억 원)의 후원금을 받아 트럼프 캠프 모금액 4,450만 달러(약 595억 원)를 4배 넘게 초과했다. 재정적 여유가 있는 해리스 캠프는 지난달 광고비로도 트럼프 캠프가 쓴 돈(6,100만 달러)의 세 배에 가까운 1억7,400만 달러(약 2,315억 원)를 지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