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늘면 뭐해”… 씀씀이는 줄어

입력
2024.09.25 13:17
팬데믹 이전 대비 회복률 116% 1인당 소비금액은 크게 감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고 있지만, 씀씀이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엔데믹 이후 제주지역 관광 경기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를 방문한 전체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전 대비 93% 수준까지 회복됐다. 국적별로 보면 내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팬데믹 이전 대비 91% 수준인 반면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116%로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입국 방역조치가 완화된 2022년은 5%로 미약했다. 하지만 중국인 방한관광이 재개된 2023년엔 41%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는 116%로 급등했다. 이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팬데믹 이전 대비 151%나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 외 국가의 방문은 팬데믹 이전 대비 68%에 그쳤다.

관광객 소비는 올들어 부진세가 점차 완화되고는 있지만, 관광객 수 증가세를 감안하면 개선 속도는 미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내국인 소비는 지난해의 경우 2022년 대비 15.5%, 올해는 2023년 상반기 대비 9.3% 각각 감소했다. 외국인 소비는 올해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2023년 상반기 대비 76.8% 증가했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관광객 전체 소비 중 외국인의 비중은 2019년 2분기 37.0%였지만, 올해 2분기에는 16.8%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수 비중이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과거보다 1인당 소비금액이 내국인에 비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업종별로는 팬데믹 이후 면세점을 중심으로 외국인 쇼핑 지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준 전체 소매업 내 면세점 소비비중을 보면 2019년 92.7%에서 2024년 18.7%로 크게 감소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면세점을 중심으로 한 소매업 지출 감소는 중국인 관광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이는 중국 내 경기요인 외에 중국인들이 저가상품 위주로 소비하는 등 해외 면세점 선호도가 하락하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내국인 재방문과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관광아이템 발굴 및 상품화 지원, 제주 관광 이미지 개선, 소득·연령·계층별 맞춤형 외국인 관광객 마케팅, 크루즈 체류기간 확대 등 대응책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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