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룹의 핵심 분야인 엔터테인먼트 등 문화 사업의 세계 시장 확장을 위해 중동 최대 시장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았다. 외부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 회장의 사우디 방문을 그룹 차원에서 알린 건 그만큼 중동 시장에 공을 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사우디 문화부 초청으로 4일(현지시간)부터 사흘 일정으로 현지를 방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회장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사우디 국가개발계획 '비전 2030'을 이끄는 문화부, 관광부의 장·차관 등 핵심 인사들을 잇따라 만났다.
사우디는 '활기찬 사회', '번영하는 경제'를 내건 비전 2030을 통해 엔터테인먼트·관광 등 소프트파워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류 선도 기업 CJ그룹으로선 문화 사업을 펼치기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이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CJ ENM의 윤상현 대표, 정종환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도 이번 출장단에 합류했다.
이 회장은 회동 과정에서 "엔터테인먼트·음악 등 CJ그룹의 문화 산업 노하우와 사우디의 문화 자원·잠재력을 결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사우디 측에 전했다.
최근 수년 동안 이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던 공식 석상을 보면 중동을 향한 관심을 알 수 있다. 2020년대 들어 손에 꼽히는 이 회장의 외부 활동은 2024년 1월 CJ올리브영·CJ대한통운 본사 현장 경영을 제외하면 2022년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차담회, 2024년 5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간담회에 이어 이번 사우디 방문까지 모두 중동에 초점을 맞췄다. UAE는 사우디와 함께 CJ그룹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동 국가다.
이 회장이 중동에 힘 쏟는 이유는 잠재력 있는 신시장이기 때문이다. 사우디, UAE 등이 있는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인구 6억 명인 대형 시장인 데다 K팝 등 K콘텐츠 수요가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
CJ그룹은 CJ ENM이 2022년 6월 사우디 문화부와 문화 교류·협업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우디 진출을 위한 첫발을 뗐다. 이후 2022년, 2023년 2년 연속 K팝 축제인 케이콘(KCON)을 리야드에서 열고 현지 1020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CJ그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 등 중동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동이 MENA 지역으로 뻗어 나가는 길목이 되길 기대한다"며 "CJ그룹은 글로벌 문화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서 중동 지역 내 K컬처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