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훼손 논란에 휩싸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경기와 콘서트로 올해 82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였지만 잔디 관리에는 고작 2억5,000만 원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수익에만 관심이 있고 잔디관리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올해 8월 말까지 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총 2억5,327만 원을 지출했다. 반면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주차요금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총 82억550만 원이었다. 지출의 세부 내역으로는 새로 심을 잔디에 1억5,346만 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 원, 농약 및 비료 5,140만 원 등이다. 수익은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9,426만 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 원, 콘서트 등 문화행사로 24억3,447만 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 원을 벌었다. 주요 문화행사 대관 수입은 임영웅 콘서트가 14억3,899만 원, 세븐틴이 9억7,758만 원이었다. 이는 지난 21, 22일 열린 아이유 콘서트는 포함되지 않는 액수다.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훼손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8월 '잼버리 K팝 콘서트' 개최 이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폭염 속에 대형 콘서트까지 열리면서 논란이 커졌다.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에서 비긴 뒤 주장 손흥민이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홈에서 할 때(잔디 상태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이에 서울시는 내년부터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를 조건으로 문화행사 대관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서울시가 아이유 콘서트를 앞두고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등을 발표하며 팬들 입장에선 마치 가수가 잔디 훼손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 갈등을 부추겼다"며 "지난해 잼버리 콘서트 강행 등에도 문제가 있었던 만큼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