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런 드레스부터 하이힐 대신 건강미 넘치는 운동화, 아이돌 못지않은 군무까지. '시대적 아름다움의 변천사'라는 주제로 치러진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후보자들은 각자 지닌 매력을 맘껏 뽐냈다. 올해 대회에서는 후보자들의 지성·인성은 물론 각자 품은 꿈을 향한 열정까지 폭넓게 심사했다.
글로벌이앤비(Global E&B)가 주최하는 제68회 2024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수백 석에 달하는 무대 좌석은 후보자 가족과 친구 등 관객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응원하는 후보자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무대 위 뜨거운 경쟁을 함께 즐겼다.
본선 대회는 오후 6시 커튼 뒤에 있던 후보자 24명이 한 명씩 환한 미소로 등장하며 시작했다. 진행은 조우종 아나운서와 제65회 미스코리아 '선'(善)이자 '미스어스 2022' 우승자인 최미나수씨가 맡았다. 1부 퍼레이드는 '뉴트로'(새로운 복고) 열풍에 맞춰 막을 올렸다. 후보자들은 예스러운 드레스 등의 의상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이어진 스포츠 퍼레이드에서는 건강미가 빛났다. 굽이 높은 구두 대신 편안한 운동화와 운동복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합숙 기간 사전 촬영한 영상엔 이들이 팀을 나눠 풋살을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공을 차는 모습은 서툴렀지만 뜨거운 승부욕과 열정이 가득했다. 가수 박기영과 크로스오버 그룹 크레즐이 꾸민 축하 무대 역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2부에서도 톡톡 튀는 개성이 엿보였다. 보컬과 댄스 유닛으로 나눠 무대에 오른 후보자들은 밴드 데이식스의 대표곡인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포에버 영', 아이브의 '아이 엠'을 열창했다.
2시간가량 계속된 숨 가쁜 공연과 퍼포먼스 뒤 최종 후보 15명이 발표됐고, '즉석 질문' 코너가 이어졌다. 유리천장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세대 갈등의 격차를 줄일 방안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관한 질문이 던져졌고 몇몇 후보자는 통찰력 있는 답변으로 박수를 받았다.
진선미 발표가 피날레였다. 대망의 진(眞) 왕관은 김채원(22·서울경기인천 진·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씨가 썼다. 진행자가 김씨를 호명하자 '연대여신 김채원'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던 김씨 부모와 친척들은 환호했다.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마이크를 쥔 김씨는 "합숙 기간 동안 24명의 후보자들이 경쟁 관계가 아닌 자매처럼 행복하게 지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김씨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 나오는 대사인 '벽인 줄 알았던 게 굳게 닫힌 문이었다'라는 문장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그는 "봉준호 감독님처럼 한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善)의 영예는 박희선(21∙서울경기인천 선∙미국 카네기 멜런대 정보시스템학과)씨, 미(美)의 기쁨은 윤하영(22∙대전세종충청 진∙이화여대 무용과)씨가 품었다. 특별상 부문인 글로벌이앤비상은 박나현(21·부산 특별상·부산대)씨, 엠파크상은 이재원(26·광주 진·연세대 교육대학원)씨가 수상했다. 최정은(24·미스코리아글로벌·국제대)씨와 박예빈(22·전북 진·건국대)씨도 또 다른 특별상인 우정상과 인기상을 각각 받았다.
한편 올해 대회 후보자들이 합숙하는 과정은 주관 방송사인 MBC플러스미디어와 함께 3부작 리얼리티 콘텐츠로 만들어지며, MBC에브리원에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