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역주행' 재발 방지... 헷갈리는 일방통행로에 LED 표지판 단다

입력
2024.09.24 16:44
서울시내 80개 구간 우선 설치
급경사·급커브 98곳엔 강철 울타리
市, 308억 투입해 2025년까지 정비

운전자가 주행방향을 혼동할 우려가 높은 서울 시내 일방통행 도로 진입로에 눈에 잘 띄는 발광다이오드(LED) 표지판이 설치된다. 9명이 사망한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급경사·급커브 등 사고 위험이 큰 서울 시내 도로 98곳에는 차량 충격도 견디는 강철 재질의 울타리도 설치된다. 인파 밀집구역이나 열린 공간 등에는 차량 진입을 차단할 수 있는 대형 석재화분과 볼라드(길말뚝)를 추가 설치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이 담긴 보행자 안전 대책을 24일 발표했다. 시는 서울경찰청, 자치구, 도로교통공단 등과 함께 서울 전역에 보행자 위험 보도를 조사했다. 시는 308억 원을 투입해 개선이 필요한 400여 개 지점을 2025년까지 정비할 예정이다.

먼저 급경사·급커브 등 도로 특성상 사고 가능성이 높거나, 사고 시 인명 피해가 크다고 예상되는 98개 보행취약구간에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한다. 이 울타리는 강철 소재로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돌시험을 통과한 'SB1' 등급이다. 8톤 차량이 시속 55㎞, 15도 각도로 충돌해도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다. 시는 "현재 보도에 설치된 울타리는 대부분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막는 용도로, 사고 발생 시 보행자를 보호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시청역 사고 지점에는 이미 차량용 방호울타리가 설치됐다"고 말했다.

운전자가 헷갈려 역주행 가능성이 높은 일방통행 이면도로에는 밤에도 밝게 빛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회전금지' LED 표지판도 설치한다. 올해는 80개 구간에 설치하고, 추후 점진적으로 교체한다.

이밖에도 평소 인파가 몰리거나 광장 등 개방된 시민 공간에는 차량 진입을 일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형 화분과 볼라드도 설치한다. 보행 공간이 부족하거나 안전시설이 미비한 44개 도로에는 내년까지 보도를 새로 만들거나 확장해 여유로운 공간과 안전을 확보한다.

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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