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반짝이는 사막의 하룻밤... 히잡이 필요 없는 '아라비안 나이트'

입력
2024.09.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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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관광청 추천, 여성 친화적 여행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여행 불모지였다. 특히 히잡을 착용하고 온몸을 검은색 복장으로 가려야 하는 여성에게는 사실상 여행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그랬던 사우디가 2019년 관광 문호를 개방하며 여성에게 더 안전하고 매력적인 여행지임을 홍보하고 나섰다. 하이파 빈트 모하메드 알 사우드 공주가 관광부 차관으로 재직하고 있고, 관광산업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5%에 달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사우디관광청이 추천하는 여성에게 특히 매력적인 여행지를 소개한다.

문화 체험과 미식, 리야드

수도 리야드는 첨단기술과 아랍 전통문화가 혼재된 도시다. 옛 수도인 디리야 역사지구의 ‘부자이리 테라스(Bujairi Terrace)’는 고대와 현대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 명소다. 고풍스러운 전망을 배경으로 프랑스식 카페, 아프리카풍 라운지, 태국식 길거리 음식, 광둥식 파인 다이닝 등 세계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세계 최대 진흙 벽돌 도시 ‘앗 투라이프(At-Turaif)’다. 벽돌 궁전, 모스크, 주택 등이 정교하게 복원돼 있다. 고대인의 삶과 나즈드(Najd) 양식 및 이슬람 전통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다.



리야드에서 가장 유서 깊은 식당 ‘나즈드 빌리지(Najd Village)’는 나즈드 지역의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전통 카펫에 앉아 사우디의 맛과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전통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수하일(Suhail)' 식당을 추천한다. 사우디 가정식과 환대 문화를 결합한 하이엔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다양한 양고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리야드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킹덤센터타워(Kingdom Centre Tower)가 꼽힌다. 스카이브리지에서 도시 전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고, 일몰 시간에 99층에 오르면 도심 야경까지 즐길 수 있다.

광활한 사막은 이방인에게 언제나 경이롭다. 모험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사막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는 ‘리야드 나이트 사파리’를 추천한다. 따가운 햇살 대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매혹적이다. 야간 사막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듄배싱(dune bashing). 자동차로 모래언덕에 올라 사방으로 모래가 날리는 스릴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반짝이는 별, 고요한 사막, 움직이는 모래가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게 해 준다.

재충전의 시간, 자연 속 취향 저격 리조트

하비타스 알울라(Habitas AlUla) 리조트는 사우디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지속 가능 휴양지다. 여성을 위한 맞춤형 스파와 치유 프로그램 투라야 웰니스(Thuraya Wellness)를 운영한다. 일출 요가, 개인 피트니스, 물리치료사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다. 야외 수영장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바에서 현지 에센셜 오일과 허브차, 보디 스크럽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가 위치한 알울라에는 고대도시 다단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헤그라 등 명소가 많다.


노파 리야드(Nofa Riyadh) 리조트는 투숙객 전용 가든과 수영장을 갖춘 고급 독채 빌라다. 푸른 잔디밭과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 장엄한 산이 어우러져 자연 속에서 완벽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야생동물공원이 백미다. 아시아코끼리, 그레비얼룩말, 아라비아오릭스, 기린 등 다양한 동물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18홀 골프장, 39석 소규모 영화관, 볼링장과 게임장 등을 갖추고 있어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올해 문을 연 누주마 리츠칼튼 리저브(Nujuma, Ritz Carlton Reserve)는 중동 최초의 리츠칼튼 리저브 브랜드다. 리조트가 들어선 섬 ‘누주마’는 아랍어로 '별'이라는 뜻이다. 산호초가 풍부한 홍해의 ‘블루홀 클러스터’에 자리 잡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63개의 워터빌라에 아랍 전통 디자인이 가미된 호화 리조트다.



최흥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