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두 국가론'에 대해 24일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직격했다. 문재인 정부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남과 북이 통일하지 말고, 두 개의 국가로 지내자고 한 주장을 작심한 듯 반박한 것이다. 문 정부에 대한 통일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지난 8월 광복절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이 밝힌 ‘8·15 통일 독트린’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갑자기 통일을 추진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통일운동에 매진하면서 통일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얘기하던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자 자신들의 주장을 급선회했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자신들의 통일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반통일, 반민족 세력이라고 규탄하더니 하루아침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추진 의무를 저버리는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은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선택하자', '통일부도 없애자', '헌법의 영토 조항과 평화통일 추진 조항도 삭제하자'고 주장한다"면서 "북한이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평화적 두 국가론'이 과연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임 전 실장 발언을 문제 삼았지만, 사실상 문 정부 대북정책 전체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나 다름없다. 임 전 실장뿐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사실상 흡수통일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역대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현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을 걸고넘어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통일을 포기하면 남북 갈등과 대립은 더욱 첨예해지고 한반도 안보 위험도 커진다"면서 "정부는 강력한 힘과 원칙에 의한 진정한 평화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평화적인 자유 통일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8·15 통일 독트린'의 의미를 재차 강조한 것도 문 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맞불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체코 원전 수주를 '덤핑·적자 수주'라고 비판하는 야당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사활을 걸고 뛰는 기업들과 협력업체들, 이를 지원하는 정부를 돕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훼방하고 가로막아서야 되겠느냐"면서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업의 수주와 사업 참여를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것뿐"이라며 "어느 기업이 손해나는 사업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