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없어졌어요" 강남 한복판 절도… CCTV 속 범인 정체는

입력
2024.09.24 12:00
까마귀가 택배 물고 가는 모습 찍혀

최근 서울 강남구 한복판에서 황당한 절도가 목격돼 화제가 되고 있다. 까마귀 한 마리가 자기 몸만 한 택배 꾸러미를 물고 사라진 것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건데, 까마귀의 절도 행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선일보와 YTN 등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인터넷에서 파우치를 주문해 22일 택배를 수령할 예정이었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2시 50분쯤 택배가 자신의 서울 강남구 작업실 앞에 배송완료됐다는 메시지를 받고 오후 8시쯤 택배를 찾으러 갔지만 물품은 온데간데없었다.

CCTV를 확인해 보니 오후 5시 15분쯤 작업실 앞에 온 까마귀 한 마리가 2분 정도 두리번거리다가 자신의 택배를 물고 간 것을 확인했다. 그는 "까마귀가 자기 몸만 한 파우치를 가지고 간 어이없는 상황이라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며 "어느 누가 까마귀가 택배를 가져갔다고 생각하겠냐"고 황당해했다.

도심에 까마귀가 출몰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번처럼 까마귀가 물품을 가져가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서울 양천구 한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트럭 위에 실려있던 계란을 까마귀가 가져가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월 30일 경기 용인시 한 전원주택 단지에선 소형 택배를 물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고, 지난해 11월에는 까마귀가 한 카페 앞에 배달된 계란 한 알을 물고 날아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까마귀는 '큰부리까마귀'다. 이 까마귀는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4~6월에는 공격성이 높아져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 노원구에서 길 가던 행인이 까마귀에 머리를 쪼여 피를 흘리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큰부리까마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다.

윤한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