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네·카 추격 의식한 '내비게이션 1위' 티맵의 승부수는 '맞춤형 장소 추천'

입력
2024.09.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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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 경로 넘어 장소 추천하는 '어디갈까' 기능 추가
"실제 주행 데이터 활용해 장소 추천 신뢰도 높여"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티맵이 길 안내를 넘어 목적지 주변 맛집을 찾는 데에도 '맞춤형 장소 추천' 기능을 도입한다. 이용자 2,300만 명, 연간 67억 건의 이동 데이터를 활용하면 음식점과 카페는 물론 호텔과 관광지까지 이용자에게 딱 맞는 장소 추천이 가능해 여행이 편리해진다는 설명이다. 내비게이션 분야 업계 선두로 꼽히지만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 등 경쟁 앱의 추격 속에 수익성 면에서는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운영사 티맵모빌리티의 새로운 승부수다.

티맵모빌리티는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공지능(AI) 장소 에이전트'로 명명한 '어디갈까'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당장 24일부터 새로운 탭 형태로 등장하는 어디갈까는 특정 지역의 인기 맛집과 카페를 티맵 기준 최근 목적지 설정이 많은 장소를 기준으로 나열하고 추천한다. 이용자 개인이 이동한 이력도 참고해 이용자가 좋아하는 부류의 품목이나 장소 등을 앞세우기 하는 기능도 있다. 티맵이 자체 제공하는 매장 정보도 기존보다 상세하게 업데이트한다.

티맵이 다른 장소 추천 서비스에 대항해 내세우는 강점은 '주행 데이터'를 통해 신뢰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장소로 이동한 기록이 남은 이용자만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주행 인증 리뷰' 기능을 도입했다. 또 향후에는 표지 주변 맛집뿐 아니라 목표지로 가는 도중 들를 휴게소나 가볼 만한 곳 등을 추천하는 기능도 더해 내비게이션과 장소 추천 기능을 조합할 계획도 알렸다.


'데이터 사업' 확대로 수익성 개선 노려



내비게이션 앱이었던 티맵이 매장 정보와 리뷰 기능을 강화하고 맞춤형 추천까지 갖춘 것은 지도 앱이면서도 내비 기능을 갖춘 '네이버 지도'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창근 티맵 프로덕트 담당은 "한국 운전자 80%가 티맵 이용자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목적지 정보는 다른 앱에서 찾고 경로만 티맵에서 찾는 게 우리의 고민이었다"며 "목적성 강한 내비 기능만으로는 이용량 확대에 한계가 있어 장소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용량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내비게이션 자체만 놓고 보면 티맵이 업계 선두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스마트폰 내비 이용자 1만5,967명을 조사한 결과 74%는 티맵을 이용했다. 뒤이어 카카오맵(12%)과 네이버 지도(7%) 순이었다. 하지만 앱 자체 이용자 수는 네이버 지도가 우위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월간활성사용자(MAU)는 네이버 지도가 2,628만 명으로 티맵(1,498만 명)보다 앞섰다.

내비 앱들이 엇비슷해지면서 경쟁도 치열하다. 네이버 지도는 '스마트플레이스' 기능을 통해 장소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카카오맵·내비는 카카오T택시의 운행 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이동 경로 안내의 정확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종호 대표는 "경쟁사 내비가 많이 따라오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별도 조직을 만들어 내비게이션 경쟁력도 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그동안 우버와 합작한 모빌리티 앱 '우티(현재 우버택시)'가 카카오T와 맞서 고전하면서 적자에 시달려 왔다. 이번 티맵의 개편은 데이터 사업으로의 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하나다. 박서하 티맵모빌리티 데이터·혁신 담당은 "사업주가 고객을 모으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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