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년 뒤 국내 인구가 3,600만 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전 세계 인구가 25% 늘어날 동안, 한국 인구는 거꾸로 31% 감소하는 셈이다. 2072년에도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무는 반면,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고령인구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세계 3위로 치솟을 것으로 추산됐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기준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보면, 세계 인구는 올해 81억6,000만 명에서 꾸준히 늘어 2072년 102억2,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 인구는 인도(16억8,300만 명)가 가장 많고, 중국과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미국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측됐다. 대륙별로는 아프리카 인구가 가장 빠르게(2.1배) 불어나고, 유럽은 대륙 중 유일하게 감소한다.
같은 기간 국내 인구는 5,200만 명에서 3,600만 명으로 줄어든다. 세계 인구가 25.2% 늘 때 한국의 인구는 30.8% 감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29위인 한국의 인구 순위는 59위로 30계단 추락한다. 북한까지 합한 인구수 역시 올해 7,800만 명에서 2072년 5,900만 명으로 줄어든다. 남북한 인구 순위도 하락(20위→40위)한다.
저출생 문제는 해결이 요원해 약 50년 뒤에도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207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08명으로 마카오(1.04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 세계 평균 합계출산율은 1.96명이다. 앞서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마카오(0.66명)에 이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가속 페달을 밟은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돼 한국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올해 19.2%에서 2072년 47.7%까지 높아진다. 2072년 한국의 고령인구 구성비는 홍콩(58.5%)과 푸에르토리코(50.8%)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저출생이 계속되다 보니, 노년부양비도 급격히 늘어난다.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올해 27.4명(전 세계 56위)에서 2072년 104.2명으로 증가한다. 이 역시 홍콩(170.9명), 푸에르토리코(134.6명)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저출생 고령화는 한국 인구의 중위연령도 한껏 끌어올린다. 올해 46.1세인 중위연령은 2072년 63.4세로 17.3세 높아진다. 같은 기간 세계 인구의 중위연령(30.6세→39.2세)은 8.6세 높아진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2072년 91.1세가 될 것으로 추산(2022년 82.7세)했다. 일본(91.1세)과 같은 수준이다. 미국(86.0세)과 중국(86.5세), 독일(87.8세), 프랑스(89.1세) 등 주요국은 80대 중후반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