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 흉기난동 예고 글을 수사 중인 경찰이 예고 당일인 23일 오전까지도 게시자를 특정하지 못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경찰은 형사기동대는 물론 자율방범대까지 동원해 합동 순찰을 벌이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야탑역 월요일(23일) 30명 죽인다’는 예고 글을 쓴 게시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해당 커뮤니티 운영자가 IP 등 게시자 계정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함에 따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주말 동안 IP 추적에 나섰지만 게시자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게시글 삭제 및 접속 차단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작성자는 게시물에 “최근 부모님도 날 버리고 친구들도 날 무시해 XX하려다 (○○ 커뮤니티에) 올리면 잡힐까 봐 올린다”며 “9월 23일 월요일 오후 6시다”라고 적었다. 이어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튿날인 19일 오후 “경찰차도 오고 나 참 찾으려고 노력하네. 열심히 찾아봐라 지금 야탑이니”라고 경찰을 조롱하는 글을 추가로 올렸다.
살인 예고 시간이 다가오면서 주변 상인과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탑역 인근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A씨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곳곳에서 순찰하고 있지만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기억나 불안하다”며 “월요일 낮 시간대라 지금은 고객이 많지 않지만 예고 시간이 퇴근시간이어서 걱정된다. 범인이 빨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게시자 추적과는 별개로 야탑역 광장과 주변 먹자골목, 야탑역사 내부 등에서 거동수상자 불심검문 등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분당경찰서와 기동순찰대, 기동대와 협력단체(자율방범대, 해병대 전우회 등) 등 120여 명을 동원해 순찰 중이다. 이날 오후에는 특공대와 장갑차까지 투입됐다.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경기남부청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게시자 IP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가용 가능한 경찰 병력을 동원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