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청춘'을 외치다...데이식스, 뜨거웠던 인천 콘서트의 순간들 [HI★현장]

입력
2024.09.24 08:00
20~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서 세 번째 월드투어 '포에버 영' 포문
과거 명곡부터 '음원 차트 1위 올킬' 신곡까지...모든 순간 담은 무대 빛났다

지난달 29일. 티켓 예매가 오픈되자 마자 빠르게 예매 페이지에 접속해 치열한 티켓팅 전쟁에 참전했다. 대기 번호를 받고 꽤 오랜 기다림과 끝없는 '이결좌(다른 사람이 이미 결제 중인 좌석입니다)'를 거친 끝에야 겨우 좌석 한 자리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최근 절정의 인기를 달리며 K팝 밴드 신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데이식스(DAY6)의 콘서트를 향한 첫 걸음이었다.

예매 이후 약 한 달여의 시간이 흐른 지난 21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로 향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개최된 데이식스의 세 번째 월드투어 '포에버 영(FOREVER YOUNG)' 2일차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콘서트는 두 번째 월드 투어 '그래비티(GRAVITY)' 이후 무려 4년 8개월 만에 열리는 새 월드투어의 포문을 여는 공연이자 데이식스의 국내 첫 아레나급 공연장 입성 공연으로 일찌감치 팬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최근 미니 9집 '밴드 에이드(Band Aid)'로 국내 음원 차트를 올킬하는 등 비약적인 인기 상승세를 기록했던 데이식스는 이번 공연 예매 오픈 직후 3일 공연 총 4만여 석을 단숨에 전석 매진시키며 압도적인 인기를 다시 한 번 증명했던 바, 기자 역시 이들이 보여줄 공연에 대한 기대를 안고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찾았다.

2회차 공연은 오후 5시부터 시작이었으나, 이미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오전부터 전국 각지와 해외 각국에서 모여든 팬들로 북적였다. 팬들은 인천 외곽에 위치한 아레나의 지리적 특수성과 강풍이 불던 다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공연장을 찾아 공식 MD를 구매하고, 팬들끼리 친목을 다지며 들뜬 모습으로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가 되면서 그야말로 발디딜 틈 없이 꽉 찬 대기 공간과 공식 응원 도구인 마데워치를 비롯한 각종 굿즈들로 중무장한 팬들의 모습에서 데이식스의 뜨거운 인기를 또 한 번 체감할 수 있었다.

이후 입장한 공연장 내부의 열기 역시 뜨거웠다. 아레나 가운데 무대를 배치하고 360도로 공연장을 전면 개방한 덕분에 공연장 어느 곳을 바라봐도 마이데이(데이식스 공식 팬클럽명)들이 가득한 광경은 그 자체로도 벅참을 선사했다.

이후 첫 곡인 '베스트 파트'가 시작되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후끈 달아올랐다. 팬들의 뜨거운 떼창과 응원 속 '베러 베러' '힐러'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로 오프닝을 연 데이식스는 이번 공연에서 '그녀가 웃었다' '하우 투 러브' '쏟아진다' '세이 와우' '예뻤어' '아이 러브드 유' '놓아 놓아 놓아' '콩그레츄레이션스' '어떻게 말해' '아 왜' '러브 미 오어 리브 미' '슛 미' '괴물' '좀비' '녹아내려요' '해피' '바래' '도와줘요 록앤드롤' '망겜' '댄스 댄스' '프리하게' '퍼스트 타임' '웰컴 투 더 쇼'로 과거 명곡들과 최근 발매한 신곡을 총망라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

이번 공연의 셋리스트는 최근 데이식스가 선보인 공연을 통틀어 가장 자신들의 정체성을 가장 잘 담아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든 순간을 노래하는 밴드'라는 팀의 모토 그대로 이들은 삶의 과정 속 마주할 수 있는 설렘, 행복, 사랑, 이별, 혼돈, 성장, 치유의 감정을 유기적으로 전달하며 특정 감성에 국한되지 않는 데이식스의 폭넓은 음악 세계를 증명했다.

한층 높아진 무대 연출 퀄리티도 데이식스표 공연의 맛을 한층 살리는 묘미였다. 이번 콘서트는 각 무대의 콘셉트에 맞춰 쏟아지는 색색의 컨페티와 공연장을 가득 채운 LED 조명, 폭죽과 화염 등 다양한 무대 장치들을 아낌없이 배치하며 오감으로 즐기는 공연을 완성했다. '포에버 영', 즉 무한히 계속될 청춘을 뜻하는 공연명을 시각화 한 대형 스크린 역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공연 마지막 곡인 '웰컴 투 더 쇼'와 함께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파란색 나비 컨페티는 '행운'이라는 파란 나비의 상징적 의미와 맞물려 더 큰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다.

올해 데뷔 10년 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지극한 팬사랑 역시 빛났다. 데이식스는 앙코르 섹션에서 객석 2, 3층에 직접 올라 팬들과 가까이 교감했다. 멤버들은 무려 4곡의 러닝 타임 동안 객석 곳곳을 발로 뛰며 팬들과 손을 맞잡고 쉴 틈 없이 하트를 날리는 등 아낌없는 애정을 전했다. 많은 그룹들이 일반적으로 콘서트 말미 이동차를 탄 채 제한된 동선으로 이동하며 지정석의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것과 달리 직접 객석 곳곳을 뛰어 다니면서 팬들과 하나 하나 눈을 맞추는 데이식스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데이식스는 새 월드투어 타이틀인 '포에버 영'에 대해 "첫 월드투어 '유스'에서 다뤘던 청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원히 청춘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청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내린 결론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한 청춘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 역시 청춘을 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끝나지 않는 청춘 속에서 함께 할 데이식스의 음악을 약속했다.

성공적으로 '포에버 영'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 데이식스는 이제 쿠알라룸푸르·발리·수라바야·자카르타·싱가포르·방콕·홍콩·오사카·도쿄·마닐라 등으로 발걸음을 잇는다. 이번 투어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끝나지 않는 청춘'의 순간을 만들어 갈 데이식스의 여정에 뜨거운 응원을 전한다.

홍혜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