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고객도 금리인하 추세가 대세라는 점을 인지하고 적합한 상품 찾기에 분주한 상황."
최정연 KB국민은행 강남스타프라이빗뱅커(PB)센터 부센터장의 말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Big Cut)'을 단행하면서, 자산 배분(포트폴리오) 재구성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금 만기를 길게 잡거나, 채권 또는 금 투자에 주목하길 조언한다.
원금 손실 우려가 없으면서 현재 금리를 꾸준히 받고 싶다면, 정기예금을 고려할 수 있다. 정기예금은 만기를 최대 3~5년까지 설정할 수 있는데, 2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금리는 연 2.7~3.1%로 작년 연말(2.8~3.5%) 대비 변동이 적은 편이다. 같은 기간 1년물은 3.7~3.75%에서 3.33~3.42%로 하단이 0.4%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최 센터장은 "연말로 갈수록 수신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가 '금리 막차'라고 평가했다. 김수경 신한은행 PWM 압구정센터 PB팀장은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걱정된다면 이자 받는 시점을 분산할 수 있다. 다만, 중도해지 시 약정 이자보다 이율이 떨어지니 예치기간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찾고 있다면 보험사를 선택할 수 있다. 신한 김 팀장은 저축보험을 추천하며 "5년 확정금리 상품이 있는데 3.5% 이상 금리는 이달이 마지막일 것 같다. 비과세 한도가 1억 원까지라 10년 장기 예치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 최 센터장은 "5년 확정금리형(3.3~3.35%) 연금보험을 찾는 고객도 많다. 3년 또는 5년이 지나면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이 자본비율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권도 기본 투자기간 5년의 장기 고정금리 상품이다. 예금보다 금리는 높지만 최근 NH농협금융이 연 3.9%대 발행을 확정하는 등 신종자본증권 금리도 3%대에 진입한 상태다. 차이점은 발행한 금융기관이 파산하면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발행사는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추가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1금융권 발행 상품에 투자하길 권한다.
금리인하기에 주로 언급되는 채권은 목적에 따라 만기를 달리하라는 조언이다. '현금 확보' 목적이라면 단기채를, '공격적 수익 추구'가 목적이라면 10년물 이상의 장기채를 선택할 수 있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채권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30년물 국채는 변동성이 주식과 비슷하다. 이번에도 미국에서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30년물 국채 가격이 조금씩 하락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 경기가 침체인지 둔화인지 시장이 갈피를 못잡는 상황에서 현금 확보부터 하고 싶다면 단기물(1년 미만)이 낫다"고 조언했다.
대안으로 금도 언급된다. "미국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달러 약세로 금 투자도 유망"(이승희 국민은행 WM고객그룹 수석차장)하다는 전망 때문이다. 양대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은 가치가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미국 빅컷 이후 국제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2,600달러(약 347만4,900원)를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