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이상 지났는데도 전국 의과대학 30곳이 2학기 등록금 납부 기한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납부 기한을 확정하면 그때까지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 의대생들은 유급 내지 제적될 수 있기 때문에 기간을 늦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40개 의대 등록금 납부 일정 자료에 따르면 24개 대학의 등록금 납부 기한이 '미정' 또는 '검토 중'이었다. 다른 6개 대학은 당초 8, 9월 중으로 납부 기한을 정했다가 이후 구체적 날짜 지정 없이 '학년 말까지 연장' '연기' 등으로 선회했다.
등록금 납부 기한을 확정했다고 답한 의대 10곳은 모두 통상보다 기한을 늦췄다. 4곳은 오는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로, 3곳은 10월 중하순까지로, 3곳은 9월 말까지로 기한을 정했다. 대학 2학기 등록금 납부 기한은 보통 8월 말이고 추가 납부 기한도 9월 중순이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휴학 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은 여전히 학교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40개 의대의 전체 재적 인원 1만9,374명 중 2학기를 등록한 학생은 653명(3.4%)에 불과했다. 실제 출석률은 2.8%로 더 낮았다. 지난 1학기(7월 22일 기준) 의대생 출석률은 2.7%였다.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를 독려하기 위해 지난 7월 유급 방지책 등을 담은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하지만 2학기에도 의대생들이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내년 집단 유급 사태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강 의원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대학에서는 특례까지 만들어가며 학사 일정을 변경했지만, 실효성이 전혀 없다"며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