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맞으면 보낸다… 9월에만 10번째 쓰레기 풍선 띄운 北

입력
2024.09.2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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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경기도 및 수도권 이동 가능성"



북한이 22일 남쪽을 향해 쓰레기 풍선을 또 띄웠다.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는 지난 18일 이후 나흘 만으로, 이달 들어서만 10번째다. 북풍만 불면 쓰레기 풍선을 띄운 셈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6시 52분쯤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을 고려하면 대남 쓰레기 풍선(추정)이 경기도 및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 동향은 9월 들어 한층 더 치밀해지고 잦아진 모습이다. 5월 28일 오물이 담긴 쓰레기를 처음 띄운 이후 22차례 가운데 10차례가 9월에 집중됐다. 9월 4일부터 날아온 풍선에는 큰 비닐 안에 여러 개의 작은 봉지를 담는 변칙을 꾀했다. 합참은 "상공에서 터질 시 여러 개의 작은 봉지로 분리돼 비산되는 특성상 낙하물과 풍선 수량은 동일하지 않다"며 "특정 지역에서는 1개의 풍선 대비 낙하물이 여러 개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풍선 부양 빈도도 높아졌다. 지난 4일 12차 살포를 시작으로 8일까지 닷새 연속 쓰레기를 날린 북한은 11일, 14~15일, 18일에 풍선을 띄운 뒤 나흘 만인 이날 다시 풍선을 띄웠다. 북한이 쓰레기 풍선을 연속 부양하는 것은 대규모 수해 복구로 인해 제한된 풍선에 실을 자재의 수급이 해소된 데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짐에 따라 도발 빈도를 높이며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취재진과 만나 "북한이 거의 매일 쓰레기 풍선을 보내는 상황으로 볼 때 (그 의도는)자신들이 명분으로 내세운 대북전단 때문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최근 대북전단 살포 단체가 소수라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이렇게 판단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빈도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북전단 대응용으로 쓰레기 풍선을 쌓아 놨다가 풍향이 맞으면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 같다"며 "남쪽에서 대북전단을 멈추면 북한도 쓰레기 풍선 살포를 멈출 것"이라고 봤다.

합참은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