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청년들... 향정신성의약품 처방량 10년 새 2배 이상 증가

입력
2024.09.22 18:08
국힘 추경호 의원, 심평원 현황 분석
20대 1인당 42.4개 → 110.5개

10대와 20대에서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 1인당 처방량이 10년 새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원내대표)이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연령대별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현황'에 따르면 19세 이하 1인당 처방량은 2014년 46.5개에서 지난해 98.3개로 111.4% 늘었다. 같은 기간 20∼29세 1인당 처방량은 42.4개에서 110.5개로 160.3% 급증했다.

30~39세 1인당 처방량도 70.9%(51.9개→88.7개) 늘었지만 노년층은 증가 폭이 완만하거나 오히려 줄기도 했다. 60∼69세는 이 기간 104.4개에서 97.4개로 6.7%, 70∼79세는 141.8개에서 132.4개로 6.6% 감소했다.

의약품별로는 불안 및 우울증 치료제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불안 및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정신신경용제(아프라졸람, 디아제팜 등) 1인당 처방량의 경우 지난 10년간 10대 이하는 2.8배, 20대는 2.6배, 30대는 2.1배 늘었다.

추 의원은 10대와 20대의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 처방량 증가를 우울증 등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의 증세 악화로 해석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 동안 전 연령대에서 20대만 불안 및 우울증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늘어난 점, 연령대별 자살률이 10대와 20대만 상승한 점도 근거로 꼽았다. 10대 이하 자살률은 2013년 10만 명당 2.8명에서 2022년 7.2명으로, 같은 기간 20대 자살률은 18.0명에서 21.4명으로 늘었다.

추 의원은 "그만큼 청년들이 아프다는 증거"라며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어 정치권을 비롯한 국가와 사회가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