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가 체코에 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가 두산그룹의 유럽 원전시장 진출 교두보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두산스코다파워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체코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함께 프라하에서 90㎞ 떨어진 플젠의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원전 업계는 체코 측과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을, 두산스코다파워는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와 체코 원전용 증기터빈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맺었다.
두산은 2009년 체코의 터빈 전문 제조사인 옛 스코다파워(1869년 설립)를 인수해 현지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두산스코다파워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체코, 슬로바키아, 핀란드에 원전용 증기터빈 26기를 납품하는 등 540기 이상의 증기터빈을 전 세계에 공급하는 실적을 냈다. 이번에 맺은 협약에 따라 두코바니 원전 최종 계약이 맺어지면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한국에서 생산해 공급하지만, 증기터빈은 두산스코다파워가 플젠에서 만들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두산스코다파워를 내세워 유럽 원전시장 공략을 강화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두산 측은 폴란드, 루마니아, 네덜란드 등이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데 두산스코다파워를 중심으로 유럽 원전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코바니 원전 최종 계약을 따내면 두산스코다파워에 2,000억 원을 투자해 수소∙가스터빈 등 무탄소 발전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6, 7월 발전기 기술 이전과 공장·설비 투자를 위한 내부 검토도 했다. 기술 이전을 마치면 두산스코다파워에서는 2029년부터 소형모듈원자로(SMR), 복합화력 등 다양한 발전소용 발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 기지로 떠오를 수 있는 계기로 양국 산업계의 윈윈 전략에도 맞아떨어진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원전 사업은 건설, 운전, 가동 연장을 감안하면 100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라며 "두산스코다파워의 기술 확보로 양국 원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