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출석하는 정몽규, 홍명보… 빗발치는 논란들 제대로 해명할 수 있을까

입력
2024.09.22 15:24


작년 초부터 숱한 잡음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도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던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결국 국회에 출석한다. 내년 4선 도전을 앞두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해명 자리인만큼 정 회장이 그간의 논란을 불식시킬 명쾌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회장은 24일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한다. 문체위는 지난 5일 축구협회 운영 실태 및 감독 선임 논란 등과 관련해 정 회장과 홍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략강화위원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납득 가능한' 설명 내놓을지가 관건

관건은 이들이 얼마나 '납득 가능한' 설명을 내놓을지다. 핵심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절차적 정당성 위반 여부다. 축구협회는 지난 6월 말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을 앞두고 정해성 전 위원장을 비롯해 전력강화위원 절반이 사퇴하자 이임생 이사에게 정 전 위원장 자리를 대신하게 했다. 전력강화위와 기술발전위는 협회 조직도상 별도 조직으로 분류돼 있으며, 위원장 사퇴시 이 이사가 이를 대신할 수 있다는 규정도 없다.

이와 더불어 6월 말까지만 해도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최종 후보에 오른 외국인 감독들을 저울질 했던 축구협회는 △촉박한 대표팀 일정 △외국 감독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감독의 국내 체류 문제 등을 이유로 갑자기 홍 감독으로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홍 감독에게는 다른 외국인 감독과는 달리 PT 등을 받지 않았다.


황당한 변명한 내놨던 축협, 이번엔 다를까

홍 감독 선임 후 박주호 전 위원의 폭로와 팬들의 비난, 축구계의 일침이 잇따르자 축구협회는 홍 감독 공식 선임(7월13일) 8일 만에 홈페이지를 통해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글에서 협회는 '있는 규정은 다 지켰지만, 규정이 없는 상황에선 어쩔 수 없었다'거나 '(홍 감독을) 이미 너무 잘 알아서 PT 등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는 식의 황당한 변명을 늘어놔 분노를 증폭시켰다.

홍 감독 또한 올해 초부터 수 개월간 대표팀 감독직 거절 의사를 표한 데 이어 자신을 자꾸 후보자 물망에 올리는 협회를 비판하기까지 했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한 해명은 "10년 전 (브라질 월드컵 때) 실패했던 과정과 그 후의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만 (이 이사를 만난 뒤)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밤 사이) 들었다"는 게 전부다. 갑작스런 그의 태도 변화에 팬들은 여전히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사방에서 벼르고 있어... 제대로 해명 못하면 직격탄 맞을 수도

증인 출석을 앞두고 축구협회가 내비친 태도도 문제시되고 있다. 국회는 물론이고, 현재 진행 중인 문체부 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사방에서 협회에 이를 갈고 있다. 문체위 위원이자 체육계 비리 국민제보센터를 운영 중인 진종오 의원은 이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만에 하나 정 회장과 홍 감독 등이 국회에서 논란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정 회장의 4선 연임은 물론이고 홍 감독의 감독직 유지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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