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온 판사'가 정의구현을 외치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2회만에 9.3%를 돌파한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21일 SBS '지옥에서 온 판사'가 첫 방송됐다. 작품은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박신혜)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공존 사이다 액션 판타지다. 악마가 현실 세계로 내려와 악마 같은 인간들의 죄를 심판한다는 독특한 세계관의 '지옥에서 온 판사'는 영화 '용감한 시민' '오늘의 연애' '내 사랑 내 곁에' '그놈 목소리' '너는 내 운명' 등으로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진표 감독의 신작이다.
이날 방송에서 강빛나는 자신이 지옥에서 온 악마라고 주장했다. 이를 지켜본 의사들은 망상장애로 진단했지만 강빛나는 실제로 죽음을 맞이했고 지옥에 갔다. 강빛나는 거짓 지옥이 아닌 살인 지옥에 들어가 살인자 전담 재판관 악마 유스티티아(오나라)와 마주했다.
유스티티아는 무죄를 주장하는 강빛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판했다. 그러자 지옥의 총책임자 악마 바엘(신성록)은 유스티티아에게 1년 동안 인간 세상에 가서 살인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고 용서받지 못한 죄인 10명을 지옥으로 보내라는 벌을 내렸다. 결국 유스티티아는 어쩔 수 없이 강빛나의 몸에 들어가게 됐다.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는 자신이 맡은 사건들 중에서 지옥으로 보낼 죄인을 찾아 일부러 낮은 형량의 판결을 내려 풀어준 뒤, 직접 죄인을 처단해 지옥으로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강빛나는 교제 폭력 사건 담당을 맡게 됐고 문정준에게 벌금형을 내린 후 무자비한 폭행으로 처단해 지옥으로 보냈다.
작품은 지옥이라는 세계관을 토대로 정의구현을 실현한다. 교제 폭력 가해자 등 죄인을 심판하는 것이 법이 아닌 악마의 처벌이라는 점이 신선함을 자아냈다. 악마가 판사의 몸으로 들어가 선악을 구분하고 심판하는 과정이 이 이야기의 주 골자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톤은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하게 배치한다.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의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리얼리즘에 기반한 작품을 선보였던 감독의 무기다. 다만 사건들을 지나치게 무겁지 않게 코믹하고 유쾌하게 중간중간 유머 코드를 삽입해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완성됐다.
박진표 감독이 바라본 희망은 정의 구현이다. 극중 강빛나는 정의의 뜻에 대해 "착한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나쁜 사람은 벌 받는 것"이라면서도 "이 세상에 정의는 없다"라고 말한다. 이는 감독이 어떤 식으로 악마 판사를 이용해 선악을 심판하는지 추후의 전개를 짐작하게 만든다. 부도덕한 검찰과 억울한 피해자들, 그리고 죄를 짓고 뻔뻔하게 살아가는 가해자들을 조명하며 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권선징악을 선보이다. 여기에 박신혜가 새롭게 도전한 캐릭터 소화 방식도 보는 재미를 고조시킨다. 그간 캔디형 여주인공을 주로 선보였던 박신혜는 이번 작품으로 안티 히어로에 도전, 배우로서도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분은 1회 6.8%, 2회 9.3%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무려 10.4%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