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독대해 "내년 의대 증원 열어놓고 논의" 건의할 듯

입력
2024.09.22 12:00
김건희 여사·채 상병 특검 수용 등은 거론 어려울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정부가 내년 의대 정원 증원을 열어 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22일 본보에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건의한 독대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핵심 의제는 의정 갈등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한다. 하지만 참석자가 많아 정치 현안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만찬 전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내년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정부가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열어 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내년 의대 정원을 올해보다 1,509명 늘리기로 결정했다. 의료계 반발에도 입시가 이미 시작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정부 반응이다. 하지만 증원 백지화까지는 아니어도 증원 폭에 대해 '열어 놓고 논의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만으로 의료계 단체들이 협의체에 참여할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한 대표 측 생각이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를 띄웠지만 의료계 단체들의 불참으로 아직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외에 △현장 복귀 의사들을 괴롭히는 블랙리스트 작성 의사에 대한 수사를 제외한, 통상적인 사직 전공의에 대한 수사를 유예하고 △정부와 의료계 간의 책임 공방을 중단하자는 내용도 윤 대통령에게 건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이 관계자는 예상했다.


김건희 여사·채 상병 특검 수용 등은 거론 어려울 듯

다만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김건희 여사의 사과나, 채 상병 특별검사법안 수용 요청 등은 윤 대통령과 독대에서 꺼낼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전망이 많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여사와 채 상병 특검 문제는 한 대표가 이미 공식적인 자리에서 필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기 때문에 굳이 독대 자리에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독대의 특성상 현안 대화 중 언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은 독대 요청에 대해 한 대표 측에 아직 답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석열계 일각에서는 독대 요청 사실이 알려지며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