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도' 스리랑카, 대통령 축출 뒤 첫 대선… '경제난 극복'이 화두

입력
2024.09.21 18:11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 디폴트 선언 후 첫 대선
팬데믹 시절 최악의 경제난에 대통령 해외 도피
'경제 살릴 적임자' 누구냐… 성난 민심 향배 주목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국가부도 사태 2년여 만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이던 2022년 경제난에 분노한 여론에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쫓겨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선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유권자 1,70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가 이날 하루 전국 1만3,000여 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다.

대선의 화두는 역시 '경제난 해소'다. 스리랑카가 최악의 경제난을 겪으면서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하야했다. 총리로 권한을 대행하다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라닐 위크레메싱게 현 대통령은 지난해 29억 달러(약 4조원)의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으면서 채무재조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후 일부 경기 지표가 개선됐지만, IMF 요구에 따른 증세와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 고강도 긴축정책에 국민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출마 후보 총 38명 가운데 무소속으로 나선 위크레메싱게 대통령과 제1야당 국민의힘연합(SJB)의 사지트 프레마다사 총재, 좌파성향 야당 인민해방전선(JVP)의 아누라 디사나야케 총재 등 3파전 양상으로 관측된다. 두 야당 총재는 IMF와 재협상을 주장하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개표 결과는 이날 밤부터 윤곽을 드러내지만, 공식 발표는 다음 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에 선호 후보를 3순위까지 기표할 수 있는 투표 방식 때문이다. 1순위 표를 대상으로 하는 1차 개표에서 50% 이상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2순위' 표까지 더해 다시 집계하는 방식이다.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런 방식으로 특정 후보 득표율이 50%를 넘길 때까지 집계를 계속한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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