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흉기 난동 게시자 사흘째 오리무중...경찰, 해당 사이트 압수수색 영장 신청

입력
2024.09.20 22:00
18일 흉기 난동 게시글 이어 이튿날 경찰 조롱까지
경찰, 사이트 운영자 거부로 방심위에 글 삭제 요청

경기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사흘째 게시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글을 올린 게시자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다는 뉴스가 나오자 이튿날 경찰을 조롱하는 글까지 올렸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8일 오후 7시쯤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야탑역 월요일 30명은 죽인다’는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와 작성자 특정을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사흘째 오리무중이다.

작성자는 “최근 부모님도 날 버리고 친구들도 날 무시해 XX하려다 (OO 커뮤니티에) 올리면 잡힐까봐 올린다”며 “9월23일 월요일 오후 6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댓글 반응 보니까 위로 한 번을 안해주네. 불도 지르겠다”고도 했다. 해당 글에는 국내 포털 사이트의 지도맵에서 캡처한 야탑역 인근지역을 담은 이미지가 첨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직후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게시자의 IP계정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이날 해당 사이트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게시글 삭제 및 접속 차단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해당 글은 이날 오후까지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이튿날인 19일 오후 경찰을 조롱하는 글이 추가로 올라왔다. 해당 글 게시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경찰 차도 오고 나 참 찾으려고 노력하네. 열심히 찾아봐라 지금 야탑이니”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경찰은 해당 글이 흉기난동 글을 올린 최초 글 게시자와 동일인 인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향후 해당 사이트에 대해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추가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신고가 접수된 직후인 18일 오후 야탑역 일대 기동순찰대 2개 팀(16명)을 투입해 순찰 활동을 벌였다. 이어 19일 오후부터는 기동순찰대 2개팀(26명)을 배치한데 이날 오전부터는 기동대 1개 제대(20명)와 기동순찰대 3개팀(24명) 등 경력 40여 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트 운영자 측이 협조를 거부했다”며 “해당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게시자 특정을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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