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2024년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17일, 자축 행사가 열린 서울 서초구 세빛섬 마리나파크에 황금 샴페인이 수십 병 올라왔다. 선수마다 한 병씩 들어 마구 흔든 뒤 뚜껑을 열자 곳곳에서 샴페인 분수가 터졌다. 이 샴페인은 지난해 LG트윈스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함께했다. 바로 골든블랑이 내놓은 샴페인이다.
골든블랑은 국내 '위스키 대부'로 불리는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이 2021년 샴페인 사업을 위해 새로 세운 회사다. 그동안 프랑스 등에서 샴페인을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수입사는 있었으나 국내 브랜드가 직접 샴페인 제품을 내놓은 건 처음이었다. 영어로 황금을 뜻하는 골든과 프랑스어로 샴페인 원액을 뜻하는 블랑을 합쳐놓은 회사 이름처럼 핵심 제품도 금빛 샴페인이다.
골든블랑 샴페인은 국내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LG트윈스의 우승 축하주로 쓰이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평소 LG트윈스 직원과 친분이 있었던 골든블랑 직원이 샴페인 지원을 얘기한 게 계기였다. 올해는 KIA 타이거즈 우승이 가까워지자 골든블랑에서 먼저 제안을 했다. 우승 매직 넘버를 10으로 좁힌 9월 초쯤이었다. 골든블랑은 선수단이 우승 날 터뜨리고 마실 수 있도록 샴페인 400병을 제공했다.
골든블랑은 스파클링 와인의 한 종류인 샴페인을 5스타로 두고 그 위로 6·7스타인 빈티지 샴페인, 아래로 4스타 크레망과 3스타 프렌치 스파클링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도 샴페인 호칭을 얻을 수 있는 건 드물다.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숙성 기간 최소 15개월을 거쳐 생산한 제품 가운데 샴페인 협회 인증을 통과해야 샴페인으로 불린다.
골든블랑 샴페인 역시 이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특히 이 샴페인은 220년 역사를 지닌 볼레로 샴페인 하우스에서 제조한다. 6대째 가족 경영을 하고 있는 볼레로 하우스는 직접 재배한 품질 좋은 포도만으로 샴페인을 만든다. 여기에다 한국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 샴페인 특유의 신맛을 덜어냈다. 샴페인 원재료인 샤르도네, 피노누아, 피노뫼니에 등 세 가지 포도 품종의 조합 비율을 조절해 맛을 한국화했다.
6·7스타 빈티지 샴페인은 5스타보다 숙성 기간 등을 더 공들여 생산한다. 4스타 크레망, 3스타 프렌치 스파클링 와인은 상파뉴가 아닌 다른 프랑스 지역에서 만든 제품이다.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5스타가 12만~14만 원이고 7스타는 약 250만 원이다. 4스타, 3스타는 각각 7만~8만 원, 6만 원대다. KIA 타이거즈 선수들을 흠뻑 적신 제품은 가격대가 낮은 3, 4스타였다.
골든블랑 샴페인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내수 시장과 공항·시내 면세점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아시아 최대 샴페인 수입국인 일본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에 수출도 한다. 말레이시아, 태국 시장 진출 역시 확정된 상태다. 골든블랑 관계자는 "프랑스 샴페인 협회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며 "골든블랑 샴페인은 입자가 고루 퍼져 목 넘김이 좋고 풍미도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