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기록 쓰고 물러나는 무더위… 사흘간 전국에 '장대비'

입력
2024.09.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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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서울·부산 등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
오늘부터 주말까지 강수량 최대 300mm

각종 폭염 기록을 갈아치웠던 무더위가 20일부터 내리는 가을장마와 함께 물러가겠다. 주말까지 전국에 최대 300mm 이상의 큰 비가 예보된 만큼 안전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20일 오후 3시를 기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과 강원 전역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mm 이상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mm 이상일 때 발효된다. 전북 남부와 전남 동부, 경남 서부, 제주 동부·산지 등에도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호우특보 지역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한때 호우경보(3시간 90㎜ 또는 12시간 180㎜ 이상)가 발효됐던 제주 한라산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최대 425.5㎜(삼각봉)의 폭우가 쏟아졌다. 전남 호우경보 발령 지역은 이날 시간당 최고 73.5㎜(장흥) 호우가 쏟아지며 오후 2시 기준 일강수량이 순천 150.1㎜, 장흥 121.5㎜를 기록했다.

주말까지 이어질 이번 비는 중국을 향해 북상 중인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몰고 온 수증기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충돌하면서 비구름이 크게 발달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지역에 따라 시간당 30~50mm 이상의 집중호우를 동반하겠다. 22일까지 예상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30~100mm(최대 150mm 이상) △강원권 100~200mm(최대 300mm 이상) △충청·전라권 50~100mm(최대 150mm 이상) △경상권 50~120mm(최대 200mm 이상) △제주 50~150mm(최대 250mm 이상)이다.

여름 장마철을 방불케 하는 폭우 예보에 따라 기상청은 인명 및 시설물 피해 예방을 당부했다. 계곡이나 하천에서는 집중호우로 물이 급격히 불어날 수 있는 만큼 야영을 자제해야 한다.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는 물이 들어차면 고립될 수 있어 출입을 금지하고, 하수도·우수관·배수구 등에서 물이 역류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올해 더위는 막판까지 기승을 부렸다. 19일 오후에서 이날 오전으로 이어진 밤시간에 서울 대전 부산 강릉 제주 등 26개 시군에서 최저기온 25도 이상의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울 대전 부산은 가장 늦은 열대야 기록을 세웠고, 제주는 연간 최장 열대야일수 기록을 74일로 하루 더 늘렸다. 광주는 전날 낮 기온이 35.8도까지 오르며 1939년 지역 기상 관측 이래 9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틀 전 최고 기록을 재경신한 것이다. 다만 전날에도 전국적으로 내려졌던 폭염특보는 이날 제주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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