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포털 바이두도 "돌솥비빔밥, 조선족 특유의 밥 요리"

입력
2024.09.20 12:00
서경덕 교수 "2년 전 조선족 단어 없어"
"조선족 앞세워 우리 문화 침탈"
국가유산청 "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중국 북동부의 지린성 정부가 지난 2021년 12월 공식 홈페이지에 5차 성급 무형문화유산 총 65개 항목을 승인하면서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지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시킨 사실이 한국일보 보도로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돌솥비빔밥을 조선족 문화로 소개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관련기사: [단독] 돌솥비빔밥이 중국 지린성 문화유산? 3년 전 지정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보 보도를 언급하며 "즉각 바이두 백과사전에 돌솥비빔밥을 검색해 봤더니 '조선족 특유의 밥 요리'라는 설명이 첨가돼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 교수는 "바이두 백과사전의 첫 문단에 '돌솥비빔밥은 한반도는 물론 중국 동북지방의 헤이룽장, 지린, 랴오닝 등 조선족 특유의 밥 요리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며 "2년 전에 검색했을 때는 '조선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조선족'이 삽입된 건 지린성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바이두에 돌솥비빔밥의 중국어 표현인 '石锅拌饭(스구어빤판)'을 검색해 보면 가장 상단에 바이두 백과사전이 노출되는데, 여기에서 돌솥비빔밥을 조선반도(한반도) 3대 명물(평양냉면, 개성국밥, 전주비빔밥) 중 하나로 소개하면서도 조선족의 밥 요리라고 명시했다. 또 돌솥비빔밥을 먹는 지역에 남북한과 함께 동북3성을 표기하고 있다.

서 교수는 "중국은 2008년 우리의 '농악무'를 '조선족 농악무'로 바꿔 국가급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조선족 농악무', '조선족 돌솥비빔밥'처럼 향후에도 '조선족'을 앞세워 우리 문화를 지속적으로 침탈하려고 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은 중국이 돌솥비빔밥을 지역 무형문화유산으로 포함시킨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본보 보도를 계기로 무형유산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유산청은 전날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체계적 관리 및 대응이 시급한 무형유산을 선별하는 등 추가적인 연구용역 수행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필요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우선 등재를 위한 선제적 조치 강구 등 관련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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