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과 셀카 찍은 북한 탁구 선수들 처벌?…멀쩡히 TV 등장

입력
2024.09.20 08:26
18일 조선중앙TV 등장한 김금영·리정식
"다음번 경기 위해 맹렬히 훈련" 근황 전해

2024 파리올림픽에서 남한 선수들과 셀카를 찍었다는 이유로 처벌이 우려됐던 북한 탁구 선수들이 멀쩡하게 훈련을 받는 모습이 공개됐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8일 "체육 부문 일꾼들과 선수, 감독들이 우승의 금메달로 조국의 존엄과 영예를 세계 만방에 떨치기 위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며 평양 청춘거리 체육촌의 모습을 담았다. 지난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김금영과 리정식의 모습도 영상에서 포착됐다.

김금영은 인터뷰에서 "지난해 아시아 경기대회도 그렇고 올해 진행한 올림픽 경기 대회에 참가해 다른 나라 선수들과 대전하면서 성과도 있었고 얻은 교훈도 컸다"며 "다음 번 국제경기를 위해 맹렬히 훈련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직접 전했다.

가벼운 처분받고 복귀 가능성도

김금영과 리정식은 탁구 혼합 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의 신유빈, 임종훈과 금메달을 딴 중국의 쑨잉샤, 왕추진과 셀카를 찍어 주목을 받았다. 여러 해외 언론은 '파리올림픽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이 셀카를 꼽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선수들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당국의 지시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데일리NK는 지난달 평양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선수들이 귀국한 뒤 평양에서 사상 총화(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당국이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내용이 관련 보고서에 담겼다고 전했다. 탈북민 출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선수들이) 최소 2~3년간 노동 단련형에 처할 수 있다", "심하면 정치범 수용소에 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훈련 중인 모습이 공개됐기에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올림픽 폐막 한 달 뒤 방송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미 가벼운 처분을 받고 복귀했을 가능성, 북한 당국이 국제적인 관심을 우려해 처벌하지 않고 TV에 등장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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