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삐삐 폭발은 이스라엘의 선전포고… 가혹한 보복 마주하게 될 것"

입력
2024.09.20 00:02
"이스라엘 레드라인 넘어… 정당한 처벌 받게 될 것"
"최고 관리층, 폭발한 호출기 모델 갖고 있지 않았다"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연쇄 폭발이 연이틀 발생하자 헤즈볼라 수장이 "이스라엘이 선전포고를 했다"며 "이번 공격에 대해 가혹한 보복과 정당한 처벌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는 19일(현지시간) 오후 화상 연설을 통해 "17일과 18일 레바논 전역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해 최소 37명이 사망, 우리에게 전례 없는 타격을 입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호출기 폭발과 관련 "이스라엘이 어떻게 이 공격을 수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헤즈볼라의 최고 관리층은 (폭발 당시) 해당 호출기 모델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의 전쟁 행위이자 선전포고이며, 대량 학살 행위다. 이스라엘이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가혹한 보복과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무기와 전투력에 대한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나스랄라는 이어 "어떤 결과가 발생하든, 어떤 가능성이 존재하든, 헤즈볼라는 가자 지구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가자 지구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란도 거들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도 이날 이란 관영 매체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저항의 축'(이란 중심 반서방·반이스라엘 동맹)으로부터 치명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내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나스랄라의 연설 도중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상공에서 음속 폭음을 내며 비행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도 같은 날 "헤즈볼라의 군 목표물을 타격했고,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이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대한 전쟁 지속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