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코리아게이트' 주역 박동선씨 별세

입력
2024.09.19 23:04

‘코리아게이트’ 사건의 핵심 인물 박동선씨가 19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코리아 게이트는 1976년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가 미국 정치권에 친한(親韓)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미국 국회의원과 공직자 등 32명에게 85만 달러(현재 환율로 9억 7,000여만 원)에 이르는 거액의 로비를 벌인 사건이다. 1975년 미국 하원의회 청문회에서 전직 중앙정보부 요원이 “미국 내 반(反)박정희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대규모 회유ㆍ매수 공작을 벌인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코리아 게이트가 시작됐다.

1935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출생한 박씨는 17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조지타운대를 졸업했으며 워싱턴DC의 유일한 사교클럽인 조지타운클럽을 창설했다. 박씨는 1978년 미국 의회 윤리위원회에서 재미 한국인 사업가였던 자신이 로비를 벌였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한국 정부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이 사건은 당시 미국과 한국의 외교 상황 등이 고려돼 흐지부지 막을 내렸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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