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한국 방문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2박 3일 일정(18~20일)으로 중국을 방문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한중의원연맹 방중 대표단(여야 9명)과의 만남 자리에서였다.
19일 한중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왕 부장과 비공개 면담을 한 한국 의원들은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왕 부장은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시 주석 방한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다만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 같은 왕 부장 발언에 대해 "시 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 않은 것이지, 참석을 약속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한국 방문 가능성과 관련 , 지난 2일 "충분한 준비와 적절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4년 7월 방한한 뒤, 10년간 한국을 찾지 않았다. 이와 달리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각각 3차례와 2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근거해 "(윤 대통령의 방중 대신)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차례"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왕 부장은 조만간 방한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지난 5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이때 시 주석의 한국 방문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대표단은 방중 이틀째인 19일 인민대회당에서 중국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한국의 국회 격) 상무위원장과 면담했다. 김태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국을 방문, 자오 위원장과 한중 간 의제를 논의하고 싶어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자오 위원장은 "중한 양국은 옮길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양국 간 우호 협력 증진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