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클럽대항전서 희비 엇갈린 K리거들… 광주 웃고 포항, 울산 울고

입력
2024.09.19 15:04
21면

아시아 클럽대항전에 나선 K리그 팀들이 초반부터 극명히 엇갈린 희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팀이 있는가 하면, 예상 밖의 고전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 팀도 있다.

19일 현재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에 참여하는 울산, 포항, 광주는 동아시아 리그 스테이지 1차전을 마쳤다.

ACLE는 아시아 최강 클럽팀을 가리는 대회로, 올해부터 추춘제로 대회 운영 방식을 바꾼 데 이어 대회 수준도 ACLE와 챔피언스리그2(ACL2)로 나눴다. 상금도 더욱 푸짐해졌다. 참여만 해도 80만 달러(약 10억6,000만 원)를 받고, 우승 시 1,200만 달러(약 160억 원)를 추가로 받는다.


홈앤드어웨이로 총 8경기를 치르는 리그 스테이지 초반 스코어에선 K리그 중 유일하게 광주만 활짝 웃었다. 광주는 지난 17일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일본 축구 명문이자 ACL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7-3으로 대파했다. 창단 14년 만에 아시아 무대에서 처음 거둔 승리로, 이정효 광주 감독의 '닥공 축구' 위력을 과시한 경기였다.

반면 기대가 높았던 울산은 18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울상을 지었다. 예상치 못한 패배에 김판곤 울산 감독도 경기 후 "질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두 팀의 직전 5경기 상대전적이 1승3무1패로 팽팽한 데다 홈경기에선 울산이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어 더욱 승리를 자신했었다. 게다가 가와사키는 올 시즌 J1에서 14위로 다소 부진한 반면, 울산은 올 시즌 3연패를 바라보며 K리그 선두에 올라 있는 상황이라 이번 패배는 울산에 적잖은 타격감을 안겼다. 포항도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1차전에서 1-4로 역전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향후 광주와 포항은 10월 1일 각각 가와사키, 상하이 하이강(중국)과 2차전을 치른다. 울산을 꺾은 가와사키를 광주가 제압하며 또 한 번 이변을 일으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울산은 10월 2일 요코하마와 격돌한다. 문제는 체력이다. 3팀 모두 이달 말 K리그에서 각 2경기씩을 치러야 한다. 광주와 포항은 파이널A에 들기 위해, 울산은 선두를 지키기 위해 피말리는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만큼 부담이 적지 않다.

김진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