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컷'으로 금리 인하 시작... 한국은 "10월부터" vs. "부동산 더 봐야"

입력
2024.09.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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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2%p →1.5%p로
일본 뺀 G7 국가 모두 '금리인하'
"금통위 직전 부동산 추이 봐야"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컷(Big Cut)'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관건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안정 여부다.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미국 기준금리를 연 5.25~5.5%에서 4.75~5%로 대폭 인하했다. 긴축 기조를 시작했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의 금리 인하를 예상 밖의 빅컷으로 시작한 것이다. 통상적인 금리 변동 폭은 0.25%포인트다.

선제적 위기 관리 차원이라는 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분기별 고용 및 임금 인구 조사(QCEW) 보고서는 수치가 실제보다 높아 하향 조정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상의 정보를 고려했을 때 미국 경제와 국민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은 이를 "노동시장 둔화 우려를 반영한 빅컷"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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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금리인하 압력' 더욱 거세질 것"


미국이 인하 주기를 깜짝 '빅컷'으로 시작하면서 한은도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열리는 10월 인하를 시작할 공산이 커졌다. 금리 인상 명분이었던 인플레이션은 목표인 2%에 근접하고 있고, 한미 금리차도 2%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낮아져 더 높은 금리를 좇아 자본이 유출될 우려도 덜었기 때문이다.

한은을 향한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책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부진을 이유로 인하 필요성을 주장해 왔고, 대통령실도 지난달 동결 이후 이례적으로 "아쉽다"는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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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이 미국 올해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2.0%로 소폭 하향한 사실을 언급하며 "인하 폭과 경제 전망의 연결이 안 되는, 말 그대로 '선제적' 인하였다"며 "연준의 태도 변화가 한은에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번에 공개된 점도표(dot plot)상 미국은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도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할 것으로 보이고, 일본을 제외한 주요 7개국(G7)이 모두 금리를 내렸다는 것도 인하를 미룰 수 없는 이유다.


10월인가 11월인가... 관건은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이다. 지난달 금통위는 부동산 가격·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위험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했다. 한 위원은 "필요시 통화정책 측면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은행 자체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이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속도는 8월 대비 완만해진 상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지난달 중순 0.25%에서 9일 0.16%(KB부동산 '주간 아파트시장동향')로 둔화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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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다음 금통위 직전 2주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1%를 유지한다면 10월 인하 가능성은 높을 것"이라면서도 "경계감이 높은 만큼 올해 인하 횟수는 1회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통화정책 피벗이 시작돼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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