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세컨드한테만 써라"·"귀신 믿어라"…황당한 난방공사 특강

입력
2024.09.19 07:07
임직원 대상으로 한 인문학 특강
강연 후 "내용 부끄럽다" 비판 쇄도
난방공사, 직원에게 사과문 전달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최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강에서 성차별을 비롯해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내부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난방공사는 지난 12일 칼럼니스트 A씨를 초청해 '인생을 바꾸는 여섯 가지 방법'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특강을 열었다.

A씨는 이 강연에서 "남성의 정액은 총량이 정해져 있고 아껴 쓰면 양기가 차서 눈에 빛이 난다", "돈은 세컨드한테만 쓴다"는 등의 성차별 발언을 했다. 또 "집터가 안 좋으면 죽을 수 있다", "내세와 귀신을 믿어라"라는 등의 비과학적인 주장도 다수 있었다.

강연이 끝난 뒤 난방공사 내부 게시판에는 "인문학 강의가 아니라 스탠딩 코미디였다", "다시는 이런 강사가 섭외되지 않게 해달라. 이데올로기를 떠나 내용이 너무 부끄럽다", "이런 걸 왜 들으라고 한 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등 수십 개의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난방공사 "강의 전 검토한 자료엔 문제 내용 없어"

문제의 강연은 애초 '인문학을 통한 개인의 긍정적 변화 도모 및 소통하는 조직문화 조성'을 목표로 기획됐다. A씨는 난방공사로부터 강연료로 35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난방공사 측은 "강사 섭외기관의 제안을 받아 A씨를 선정했고, 강의 전 자료를 검토했을 땐 문제의 내용이 없었다"며 직원들에게 특강 진행 경위와 사과문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A씨는 2004년부터 일간지 칼럼을 연재하며 여러 차례 무속 관련 칼럼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8일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 "산양 관상"이라며 "영남 선비의 깐깐함과 올곧음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엔 당시 국민의힘 후보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캠프에 도사들이 포진해 있다고 썼다가 논란이 일자 포털에서 글을 삭제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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