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아프면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전한 추석 민심이다. 민주당은 ‘응급실 뺑뺑이’로 대표되는 ‘의료대란’ 우려가 추석 밥상에 오르면서 연휴 기간 여론전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판단이다.다만 민주당이 국민적 불안을 여권 공세의 지렛대로 삼은 만큼, 더 이상 비판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넉넉해야 할 한가위에도 국민의 마음은 답답하고 불안하기만 하다”며 “초유의 의료대란에 ‘절대 아프면 안 된다’가 명절 덕담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추석 민심은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임을 명심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은 연휴 중 진료가 가능한 병·의원 목록을 담은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내걸었다.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등 현수막을 통한 의례적 명절 인사 대신 ‘의료불안’ 민심을 파고드는 맞춤형 현수막을 게시한 것이다. ’현수막 정치’ 아이디어를 낸 허영 의원은 "국민들이 연휴에 의료 불안으로 걱정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여권이 일을 제대로 못 하니 야당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추석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제조건은 아니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대화 여건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상황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자들에 대한 경질이 필요하다”면서 “국정의 1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초 민주당도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던 만큼, 이제는 비판이 아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료대란 문제가 커진 지가 반년 넘도록 민주당도 구체적 대안을 못 내놓은 것은 마찬가지"라며 "여당의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만의 해결책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대란’과 더불어 추석 연휴 전 공개 활동을 재개한 김 여사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아졌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은 김 여사에게 '천방지축 권력 1위, 어디까지 갈 거니'라고 질문하고 있다"며 "'감옥만은 안 가겠다'는 김 여사의 권력의지와 생존의지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영부인 정치는 광폭행보가 아닌 광기정치의 흑역사가 될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 여사 특별검사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은 결국 ‘정권교체’ 요구로 귀결됐다. 김 최고위원은 “현재는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해 ‘심리적 정권교체가 시작된 초입국면’”이라며 “총체적 정권실정의 토양에 의료대란이 기름을 붓고, 윤 대통령의 응급실 발언이 불을 지르고, 김 여사의 시찰이 화약을 던진 정권교체 심리는 국민적 대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