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20대 여성 2명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해 1,000회 이상 성매매를 강요하고 수억 원을 갈취한 일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당 중에는 피해 여성과 허위로 혼인신고를 해 전세자금 대출을 시도하고, 또 다른 피해 여성의 남편도 정부 지원 혜택을 노리고 범행에 가담하는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였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최희정)는 20대 여성 A씨와 남편 B씨, 20대 남성 C, D씨 등 4명을 성매매 알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여 동안 대구 일대 아파트를 옮겨 다니며 20대 여성 피해자 E씨와 F씨에게 1,000회 이상 성매매를 강요하고 협박하는 등 1억 원 상당의 성매매 대가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부부인 A씨와 B씨는 피해자들에게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할 것처럼 유인한 뒤 지속적으로 폭행과 협박, 감시, 회유 등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소위 가스라이팅을 통해 성매매를 강요했다. D씨는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피해자 E씨와 허위로 혼인신고까지 해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등 혐의도 적용됐다. 여기다 A씨는 E씨 부모에게 자신이 마치 E씨인 것처럼 거짓말한 뒤 병원비 1억여 원 상당을 가로채기도 했다.
공범 C씨는 피해자 F씨의 실제 남편인 데다 어린 딸도 있었다. 그러나 C씨는 A씨와 공모해 딸을 볼모로 삼아 폭력을 행사하고 성매매를 강요하는 등 도리어 범행에 가담했다. C씨는 또 한부모자녀에게 지원하는 정부 혜택을 받기 위해 F씨와 이혼 신고를 하면서 친권 및 양육권자를 자신으로 지정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검찰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통해 허위 혼인신고가 된 E씨는 혼인무효확인소송을, F씨에게는 친권 회복과 양육자 지정 등 법률 지원을 의뢰하는 한편, 생계비 지원 및 심리상담도 병행하기로 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간의 존엄성과 신체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