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방영된 인기 TV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소개된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이 경주에서 연간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로 꼽혔다.
18일 경주시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11만8,370명이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황리단길’을 검색해 가장 많이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석굴암은 9만8,351건, 동궁과 월지 1만7,899건, 월정교 1만2,220건으로 뒤를 이었다.
황리단길은 신라 고분군인 대릉원과 첨성대가 있는 경주 황남동을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처럼 꾸몄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 경주시 내남사거리부터 포석로를 거쳐 황남동 주민센터까지 약 1.5㎞구간 이어지는 길이다.
황리단길은 방문객들의 체류 시간도 길었다. 평균 93분 가량 머물러 월정교(78분), 동궁과 월지(48분), 석굴암(40분), 첨성대(27분)를 크게 앞섰다. 또 전체 방문객 3분의 1은 수도권 거주자였다. 주로 경기(14.6%), 서울(11.9%), 인천(2.6%) 등에서 찾았다.
경주시는 황리단길의 인기 비결로 한옥 리모델링 절차 간소화를 꼽았다. 시는 문화재보호구역에 묶여 수리조차 어려운 황리단길 한옥의 신축과 증축, 개축 절차를 간소화해 활성화시켰다.
보행환경 개선도 한 몫 했다. 실제로 황리단길은 지난 2018년만 해도 인도가 없어 좁은 도로에서 양방향 통행을 하는 차량과 보행자가 뒤엉키면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시는 지역 주민과 상인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었고, 경북경찰청과 협의해 인도를 설치한 뒤 일방통행 도로를 만들고 보행친화거리를 조성했다.
전선지중화와 대릉원 입장료 폐지도 황리단길 인기에 적잖은 도움이 됐다. 경주시는 한국전력과 협의해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전선과 전신주를 없애 미관을 살리고 보행 환경을 살렸다. 여기에 국가유산청을 장기간 설득해 대릉원 입장료를 전면 폐지했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유명한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황리단길의 원천 경쟁력은 건축 환경과 보행환경”이라며 “대릉원의 고분들이 감싼 골목길과 한옥은 황리단길이 가진 복제 불가능한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경주시는 황리단길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상인과 주민, 방문객 입장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