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량 '쾅'... 대구 거대 원시인 '이만옹' 머리 파손

입력
2024.09.18 14:31
가로 2m 세로 1.5m 크기 구멍 생겨

대구 달서구의 거대 원시인 조형물 '이만옹'이 음주운전 사고로 파손됐다. 달서구는 파손 부위에 임시 조치를 하는 한편, 연휴가 끝나는 대로 보수공사를 벌일 예정이다.

18일 달서구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5시쯤 30대 A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원시인 조형물로 돌진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고로 원시인 조형물 머리 부분에 가로 2m, 세로 1.5m 가량 구멍이 생겼다.

거대 원시인 이만옹은 2018년 달서구가 2억여 원을 들여 진천동 상화로에 조성했다. 길이 20m에 높이 6m 규모로, 철골 뼈대에 철망을 씌워 시멘트 소재로 제작했다. 대구 출신 유명 광고 전문가인 이제석씨가 디자인 했다. 구는 지난 2월 주민 공모를 통해 선사시대부터 시작된 2만 년 역사적 의미를 담은 '이만'과 노인을 공경해 부르는 '옹'를 합친 '이만옹'이라 명명하고, 달서구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구는 해당 조형물을 활용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진행해 왔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조기 종식 기원과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기 위해 대형 천 마스크를 씌우기도 했다. 최근에는 해마다 감소하는 출산율과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물과 침몰하는 배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대구=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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