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 문과·사범대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이 매년 오르고 있다. 입시에 재도전해 이과, 나아가 의과대학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원인으로 꼽힌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 서울 주요 14개 대학의 중도탈락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과의 대표격인 인문·사회·교육계열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이 2022년부터 3년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대학(가나다순)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다.
문과 3대 계열을 합치면 올해 중도탈락자는 6,013명으로 최근 3년 새 1,429명(31.2%)이 늘었다. 특히 인문계열 중도탈락률은 올해 3.9%로 문과 계열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회계열 역시 2022년 2.3%에서 지난해 2.9%, 올해 3.2%로 상승했다. 교육계열(사범대)은 2022년 2.4%에서 지난해 2.8%를 기록하다가 올해는 3.2%를 찍으며 처음 3%대를 넘었다.
이과 중도탈락률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체제가 바뀐 2022년을 기점으로 오르다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자연계열은 2020년 4.0%에서 2022년 5.3%로 뛰었다가 올해 4.5%로 내렸다. 공학계열은 2020년 3.0%에서 2022년 4.2%까지 올랐다가 올해는 3.7%로 내려가며 인문계열(3.9%)보다 낮아졌다. 의약계열은 수년간 중도탈락률이 1, 2%대에 머물렀다. 2020년 1.5%에 그쳤고 올해는 2.4%를 기록했다. 예체능 중도탈락률 역시 2020년과 올해 각각 2.6%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대학 전공 계열별로 학생 이탈률이 엇갈린 추세를 보이는 건 계열 간 선호도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쉽게 말해 문과로 입학한 학생은 이과로 옮기고 이과생은 의대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 강 의원은 "의약계열 및 이공계 열풍 등 복합적 요인이 영향을 미쳐 문과 계열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정 분야의 쏠림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학문의 불균형은 물론 서열화가 고착화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의 적성과 소질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근본적인 인재 육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