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와 여객 엮어라…성수기 지난 항공업계 '인터레스트립' 신상 경쟁

입력
2024.09.16 13:00
제주항공, 오사카 재즈바·교토 음악여행
아시아나, 유럽 프리미어리그 입장 할인
대한항공,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1등석


국내 항공사가 고객의 취미와 여객을 엮은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여름 휴가철 여행 성수기를 지난 항공업계가 취미와 여행을 결합한 이른바 '인터레스트립'(Interest+trip) 수요를 반영한 상품 개발로 활로를 찾는 모양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10월 20~23일 인천발 일본 오카사행 여객기를 타고 연예기획사 안테나 소속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과 함께 하는 '오사카 재즈&위스키'를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10월 23~26일엔 인천발 오사카행 제주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싱어송라이터 이진아와 함께 하는 '뮤직 피크닉 냠냠냠'을 연다.

오사카 재즈&위스키는 오사카의 유명 재즈바를 방문해 윤석철의 설명과 함께 재즈 음악을 즐기며 다양한 위스키를 마시는 것이 주 일정이다. 뮤직 피크닉 냠냠냠에서는 교토를 방문해 참가자가 현장에서 작성한 글과 시로 이진아가 노래를 만들어 공연한다. 주요 일정 외에는 자유시간이다. 성인 1인 당 숙박권을 포함해 오사카 재즈&위스키는 119만 9,000 원, 뮤직 피크닉 냠냠냠은 134만 9,000 원이다.


축구·공연과 항공여객의 만남


대형항공사인(FSC)인 아시아나항공은 축구와 여객을 엮었다. 이 항공사는 9일~12월 31일 인천발 유럽(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로마, 튀르키예 이스탄불)행 항공권을 구매한 해당 기간 내 탑승객의 유럽 축구경기 관람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승객이 영국 프리미어리그(토트넘 홋스퍼FC, 맨체스터 시티FC, 리버풀FC, 아스널FC 경기 등) 입장권을 구매할 경우 10%(최대 5만원) 할인해 주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유럽 공항 라운지 20% 할인(최대 2만원), 유럽지역 숙소 10만원 이상 결제시 9% 할인도 해준다.

국내 최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한진관광과 함께 운영하는 프리미엄 여행 브랜드 칼팍(KALPAK)은 공연과 여객을 결합했다. '선율과 함께하는 특별한 새해 인사, 2025년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란 고가 상품을 판매 중인 것. 12월 29일 인천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대한항공 여객기 비즈니스석을 타고 이동해 총 4개 공연을 공연장 1등석에서 관람하고 2025년 1월 6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등 2개의 클래식 콘서트, 독일 작곡가 엥겔베르트 홈퍼딩크(1854~1921)의 '헨젤과 그레텔' 등 2개의 오페라 관람이 주 일정이다. 현지 최고급 호텔(2인 1실)에서 숙박한다. 성인 1인당 3,200만 원.

이들 상품은 취미를 반영해 여행 계획을 짜는 항공기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란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실시한 '2024년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 '올해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2,809명 가운데 70.7%(1,986명)가 "오직 취미나 흥미 요소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결정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품 출시는 여행 비수기에 점차 가까워지면서 항공사가 여객 수요 창출에 머리를 싸맨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 측은 "고객의 깊이 있고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위해 항상 새로운 기획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특색 있는 여행을 통해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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