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꿈나무에게 문 연 '라팍'...뛴 선수들은 "평생 못 잊을 추억"

입력
2024.09.13 15:44
삼성기 초·중야구대회, 처음 라팍에서 열려
초등부 남도초, 중등부 경운중 우승

삼성기 초·중야구대회가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포항야구장(중등부), 포항생활체육야구장(초등부) 및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기는 삼성 라이온즈 연고권의 초등학교 7개교, 중학 9개교 등 16개교가 참가해 토너먼트로 진행됐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이 대회가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기는 시즌 막바지에 펼쳐지는 지역 대회여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경험을 쌓는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완전히 달랐다. 참가한 팀들이 모두 최선을 다해 땀을 흘리며 승패를 가렸다.

결승전 장소가 프로야구 선수들이 뛰는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백봉기 대구중 감독은 "이번 대회는 우승보다 결승전 진출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사실"이라며 "아이들이 그동안 TV로만 봤던 꿈의 구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다. 참가팀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프로 입단도 어렵지만 1군 경기가 펼쳐지는 구장에 설 수 있는 선수는 현 중학생 선수 중 5%도 안 된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우상이 경기를 하는 구장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될 뿐만 아니라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가 있다"며 삼성 구단 측에 고마움을 전했다.

경운중 백명서(2년)는 “아버지와 관중석에서만 보던 구장의 그라운드를 직접 밟고 경기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여기가 강민호 선수가 플레이를 하는 자리다. 더 열심히 해서 4년 후에는 프로 유니폼을 입고 이곳에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다.

대구중 김서영(2년)는 “이번 대회 좌익수와 1루수를 번갈아 맏고 있다"며 "여기가 구자욱 선수가 수비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니 설렌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동효 삼성 육성팀 프로는 “아마야구가 있어야 프로야구도 존재한다. 이번 대회는 기획 초기부터 경북야구·소프트볼협회 측과 협의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 기획 의도대로 선수, 학부모, 야구 관계자 할 것 없이 행복해한다”며 “성공적인 대회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도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은 물론 좋은 추억이 되는 대회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초등부 결승전에서는 남도초 야구부가 2024년 제53회 소년체전 우승팀 본리초를 5-3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우승기를 들어 올렸다.

중등부 결승전에서는 2024년 제71회 전국중학야구선수권 우승팀 경운중이 접전 끝에 대구중을 10-6으로 물리치고 우승해 ‘삼성라이온즈파크’를 배경으로 한 우승 사진을 자신들의 야구부 기념관에 걸게 됐다.

경운중은 올해 ‘제71회 전국중학야구선수권’ 우승과 ‘제3회 백호기전국중학야구대회’ 태왕기 리그에서 1위를 한데 이어 이어 삼성기마저 들어 올려 2024년 중학 야구를 자신들의 해로 만들었다.

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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