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대학입학 수시모집에서 의과대학 지원자가 대폭 늘어나 치열한 입시 경쟁을 예고했다. 의대 정원이 1,509명 늘어 대입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소신·상향 지원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막판에 의대 증원 재검토 가능성이 제기돼 대입 절차가 시작된 수시모집이 마지막 기회라는 심리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전국 39개 의대에 7만3,637명이 지원했다. 의대 수시모집 정원은 3,089명으로 경쟁률은 23.84대 1을 기록했다. 의대 수시 지원자 수는 전년(5만8,463명) 보다 25.9%(1만5,174명) 증가했다. 하지만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이 늘면서 전체 경쟁률은 지난해(30.28대 1)보다 하락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최상위권 의대 수시 경쟁률은 일제히 뛰었다. 다만 서울은 의대 증원 예외 지역이라 3개 의대도 내년에 정원은 변화가 없다. 서울대 의대 지원자는 1,288명으로 지난해(1,215명)보다 73명(6.0%) 늘어났다. 경쟁률도 12.66대 1에서 13.56대 1로 상승했다. 연세대(666명→900명)와 고려대(1,812명→2,047명)도 지원자가 크게 늘면서 경쟁률이 각각 14.29대 1, 30.55대 1로 급등했다. 이 3개 의대 평균 경쟁률도 18.82대 1로 전년(16.34대 1) 대비 상승했다.
다만 중앙대(115.59대 1→87.67), 가톨릭대(86.96대 1→65.30대 1), 경희대(55.58대 1→45.35대 1), 이화여대(20.85대1→16.39대 1), 성균관대(125.73대 1→90.10대 1), 아주대(162.17대 1→59.35대 1), 인하대(172.94대 1→49.86대 1) 등은 하락했다.
비수도권 26개 의대 지역인재전형에는 1만9,423명이 몰렸다. 지역인재전형은 의대가 있는 지역 고교 출신 학생을 선발한다. 정부는 지역·필수 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을 지난해 800명에서 올해 1,549명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지역인재전형 경쟁률은 12.54대 1로 전년(10.46) 보다 올랐다. 충북대(21.94대 1), 전북대(19.29대 1), 경북대(13.57대 1), 부산대(11.77대 1) 등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입시업체들은 의대 증원으로 재도전하는 반(半)수생 등 졸업생 수가 증가했고, 정시보다는 수시가 유리한 고3 재학생이 상향 지원하면서 수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은 정원이 늘어나지 않았는데도 경쟁률이 올라 최상위권 학생들의 소신 지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반면 수도권 중상위권 의대는 경쟁률이 하락해 학생들의 눈치경쟁이 컸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역인재전형 인원이 늘어나면서 지역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지원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논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등이 거론되면서 입시 경쟁을 부추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올해 수시가 의대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원상복귀되면 의대 가기 더 힘들 듯", "올해 입시가 의대 로또", "일단 조건이 되면 넣고 봐야 한다" 등 의대 지원을 독려하는 반응이 다수였다.